이석, 이명… 귀와 관련된 용어

입력 2017.01.18 09:47

50대 여성 A씨는 어지럼증이 심해 응급실에 갔다. 구역질이 났고, 응급실에서 구토도 몇 번 했다. 의사는 겁에 질린 A씨에게 주위가 빙빙 도는 느낌이 드는지, 귀에서 ‘삐’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여러 질문을 했다. 눈동자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라고 한 의사는 ‘이석증’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조금 쉬고 난 뒤 안정을 찾은 A씨에게 의사는 다시 증상이 생기면 이비인후과에 방문하라며 의뢰서 한 장을 줬다. 의뢰서에는 ‘양성돌발성자세성현훈’이 의심된다고 적혀 있었다.


여성이 한 손으로 귀를 기울이는 모습
출처 : 헬스조선 DB

이석(耳石)
귀와 관련된 용어에는 유난히 ‘이(耳)’자가 많아 헛갈리기 쉽다. 귀에 생긴 질환을 진료하는 곳은 이비인후과, 귀를 들여다보는 기구는 이경, 귀의 구조도 내이·중이·외이 등으로 구분한다. 귀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부르는 질환은 중이염, 외이도염 등이 있다. 이석은 ‘귀 안에 있는 돌’이란 뜻이다. 진짜 돌은 아니고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작은 조각인데, 마치 돌처럼 보인다. 귀에는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과 우리 몸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 세반고리관이 있다.
세반고리관은 3개의 반원 모양으로 되어 있다. 원래 이석은 세반고리관의 한 곳에 모여 있어야 정상이다. 외상 등으로 이석이 자리를 벗어나 돌아다니면, 신경을 자극해 한쪽 귀가 흥분한다. 이렇게 되면 양쪽 귀의 균형이 맞지 않아 천장이 도는 것처럼 심하게 어지럽다. 특히 고개를 돌리거나 누울 때 세반고리관 안의 이석이 굴러가면서 어지럼증이 더 심해진다. 굴러다니다가 제 위치로 돌아가는 경우에는 조금 덜 어지럽다.
이러한 증상을 의학적으로 심각한 병이 아니고(양성), 갑자기 생기며(돌발성·발작성), 자세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는(자세성·체위성·위치성) 어지럼증이라 하여 ‘양성돌발성자세성현훈’이나 ‘양성자세현훈’이라 부른다. ‘현훈(眩暈)’은 현기증처럼 어지럽다는 뜻이다. 가만히 있어도 주위가 빙빙 도는 것처럼 어지러우면 현훈이라 한다. 어지럼증이 생기는 질환 중 귀가 원인인 것은 양성돌발성 자세성현훈뿐 아니라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이 있다.


이명(耳鳴)
이석과 비슷한 말인 이명은 우리말로 ‘귀울림’이라 한다. 알 수 없는 소리가 귀에서 들리면 이명이라 한다. ‘삐’ 소리나 ‘쉭쉭’ 소리, 바람 소리, 기계 소리 등 소리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명은 한쪽 귀에만 생길 수도, 양쪽 귀 모두에서 생길 수도 있다. 소리 간격은 끊임없이 들리거나, 이따금 들리거나, 심장박동처럼 규칙적으로 느껴지는 등 사람마다 다르다.이명은 주로 귀 안에 있는 내이(內耳) 세포가 손상받아 생긴다.
손상된 내이세포는 뇌로 소리가 들린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노화로 청력이 떨어졌거나, 머리를 다쳤거나, 소음이 심한 곳에 있거나, 내이에 질환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특정 약물의 부작용도 이명의 원인이다. 간혹 메니에르병이나 청신경종양이 있어도 이명이 나타날 수 있다.


안지현(KMI 한국의학연구소 의학박사)
안지현(KMI 한국의학연구소 의학박사)

안지현(KMI 한국의학연구소 의학박사)
중앙대학교병원 내과 교수를 거쳐 현재 KMI 한국의학연구소 내과 과장으로 있다. 의학 박사이자 언론학 석사이며, 대한검진의학회와 대한노인의학회에서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건강검진 사용설명서》, 《한눈에 알 수 있는 내과학》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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