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왔다가는 '미니뇌졸중'… 30%가 석달 안에 뇌경색

    입력 : 2016.11.23 09:06

    뇌 혈관 막히거나 좁아진 상태, 수 초~수 분 증상 하루면 사라져
    뇌경색 前 단계, 즉시 검사 받아야… 60세 이상·고혈압 환자 특히 주의

    직장인 오모(34)씨는 얼마전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에 갔다. 담당 의사는 "최근 아버지가 마비·발음 이상·어지럼증을 호소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오씨는 아버지가 쓰러지기 이틀 전쯤 10분 간 어지럽고 왼쪽 팔 감각이 무뎌지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괜찮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담당 의사는 "아버지가 이틀 전 보였던 증상은 전형적인 일과성뇌허혈발작"이라며 "그 때 병원에 빨리 왔으면 뇌경색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과성뇌허혈발작은 신체마비·발음 이상·두통 같은 증상이 수 초에서 수 분동안 발생했다가 24시간 이내로 사라지는 일종의 뇌졸중이다. 한번 발병하면 재발이 잦을 뿐만 아니라 뇌경색으로 진행될 확률이 30%에 달한다. 사진은 뇌 혈류 흐름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뇌 혈관 조영검사 모습.
    일과성뇌허혈발작은 신체마비·발음 이상·두통 같은 증상이 수 초에서 수 분동안 발생했다가 24시간 이내로 사라지는 일종의 뇌졸중이다. 한번 발병하면 재발이 잦을 뿐만 아니라 뇌경색으로 진행될 확률이 30%에 달한다. 사진은 뇌 혈류 흐름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뇌 혈관 조영검사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오씨의 아버지처럼 뇌 혈관이 완전히 막히기 전에 잠깐 막혔다가 풀리는 것을 '일과성뇌허혈발작'이라고 부른다. 보통 마비·발음 이상·시야장애·두통·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가 24시간 내에 사라지며, 뇌졸중 전에 나타나서 '미니뇌졸중'이라고 한다. 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유성욱 교수는 "일과성뇌허혈발작은 잠깐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60세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뇌경색 고위험군인 사람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일과성뇌허혈발작을 의심하고 곧바로 병원에가서 뇌경색에 준하는 치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일과성뇌허혈발작으로 병원에 와도 MRI 같은 영상검사상 병변이 안 보여 진단이 안 되고, 환자 증상도 금새 사라져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14년 미국뇌졸중학회에서는 일과성뇌허혈발작은 수일 내로 뇌경색이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뇌경색에 준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한 기존 MRI보다 뇌의 작은 이상까지 자세히 볼 수 있는 확산강조 자기공명영상검사가 도입되고 진단이 용이해지면서, 일과성뇌허혈발작이 확인되면 막힌 뇌 혈관 부위를 뚫어주거나,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심각한 뇌졸중 전조 증상

    일과성뇌허혈발작 전조 증상 정리 표

    일과성뇌허혈발작은 뇌졸중의 전조 증상이면서, 그 자체로 뇌경색처럼 하나의 질환으로 봐야한다. 연구에 따르면 일과성뇌허혈발작이 처음 발생한 후 90일 이내에 뇌경색이 20~30%에서 발생하는데, 이 중 50%가 48시간 안에 나타난다. 확산강조 자기공명영상으로 확인해보면, 30~50%는 뇌 혈관 일부가 미미하더라도 막혀있는 상태다. 이대목동병원 뇌졸중센터 김용재 센터장은 "일과성뇌허혈발작은 뇌 혈관에 문제가 시작됐다는 신호"라며 "한번 나타나면 재발이 잦고, 나중에 뇌경색이 발병한 후에 예후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마비·발음 이상 증상… 24시간 내 소실

    일과성뇌허혈발작 증상은 ▲갑작스러운 감각 마비 ▲발음 이상 ▲시야장애 ▲심한 두통·어지럼증이다. 이런 증상은 보통 수 초에서 수 분 동안 나타났다가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노인은 경련·실신이 나타나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권순억 교수는 "증상이 사라져도 원인까지 사라진 건 아니기 때문에 이때 치료를 받아야 뇌경색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경색과 동일한 치료 받아야

    일과성뇌허혈발작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종합병원으로 가서 본인의 상태를 설명하고 확산강조 자기공명영상검사, 뇌CT, 경동맥초음파 등을 통해 뇌 혈관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일과성뇌허혈발작으로 진단이 되면 뇌경색과 동일한 치료가 시행된다.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 같은 항혈소판제가 일차적으로 처방된다. 심장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경우는 와파린·항응고제를 투약한다. 경동맥협착증 때문에 일과성뇌허혈발작이 나타났을 땐 스텐트나 내막절제술을 시행한다. 김용재 센터장은 "일과성뇌허혈발작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라며 "뇌경색 고위험군은 평소와 다른 갑작스러운 마비, 발음 이상, 시야장애 등의 증상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일과성뇌허혈발작(미니뇌졸중)

    일시적으로 뇌 혈관에 혈액 공급이 중단됐다가 다시 회복되는 현상. 뇌 혈관이 일시적으로 좁아졌거나, 혈전이 뇌 혈관을 막는 것이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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