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 "내 딸은 괜찮을까…" 여러 代에 걸쳐 유방암 환자 있다면 '유전성'

입력 2016.11.22 05:00

癌, 그것이 알고싶다_ 유전성 유방암

BRCA 돌연변이 유전자 있으면 손상된 DNA 복구 못해 癌 발전
70세까지 유방암 걸릴 확률 50%
안젤리나 졸리 효과로 관심 증가… 예방적 가슴절제, 3년 새 5배로
김성원 원장 "25세부터 검진"… 콩류 챙겨먹고 꾸준한 운동을

2013년, 미국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예방을 위해 멀쩡한 양쪽 가슴을 절제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유전성 유방암은 BRCA 유전자 등 우리 몸의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이 돼 발생하는 유방암이며, 전체 유방암의 5~10%를 차지한다. 최근 한국유방암학회 조사에 따르면, 2015년 BRCA 변이 유전자 검사 건수는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기 이전인 2012년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증가했다. BRCA 변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방암 환자가 반대쪽 유방의 예방적 절제술을 받은 건수도 5배로 늘었다. 유방암 명의로 꼽히는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원장과 함께 유전성 유방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김성원 원장 외
BRCA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유방암 위험이 7~10배로 높아진다. 따라서 BRCA 변이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25세부터 유방 MRI 검사 등을 해야 한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왼쪽에서 네 번째) 원장이 유방암 환우회 회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BRCA 변이 유전자 보유 시 유방암 발생률 30~50%

지금까지 밝혀진 유전성 유방암의 원인 유전자는 BRCA1·BRCA2 유전자다. 이 유전자는 손상된 DNA를 복구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두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사람은 손상된 DNA를 다시 고치지 못하고, 쌓이면서 암으로 이어지게 된다. BRCA 변이 유전자가 있으면 유독 유방암·난소암이 잘 생긴다. 그 이유에 대해 김성원 원장은 "유방과 난소는 여성호르몬 주기에 따라 세포의 성장·사멸 등 변화가 많은 장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유방과 난소 세포는 변화가 많기 때문에 세포 안에 있는 DNA 손상 위험이 크고, BRCA 변이 유전자가 있으면 손상된 DNA 복구가 안 되면서 암 유발 위험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여성호르몬에 의한 자극을 더 강하게 받아 여성호르몬 자극에 의해 생기는 유방암·난소암의 위험이 높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한국유방암학회 조사에 따르면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 70세까지 누적되는 유방암 발생률은 49%, BRCA2의 경우는 35%이다. 유전자 변이가 없는 사람이 평생 유방암에 걸릴 확률(약 5%)의 7~10배에 가까운 수치다. 물론 BRCA1 변이가 있는 경우는 일반인 800명 중 1명, BRCA2 변이가 있는 경우는 300명 중 1명으로 흔하지 않다.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가능성은 50%이다.

◇가족 중 유방암 환자 많으면 의심

유전성 유방암에 특히 유의해야 하는 경우는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 많거나, 여러 세대에 걸쳐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가족 중 남성 유방암 환자가 있을 때이다. 김성원 원장은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고, 자신의 유전성 유방암도 의심이 되면 유방암이 있는 가족에게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게 하면 된다"며 "그 가족에게서 BRCA 변이 유전자가 발견이 됐다면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는 유방암 발병 전에 유전자 검사를 할 경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검사 비용이 70만~150만원으로 비싸다. BRCA 유전자 검사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지원받으려면 ▲자신이 유방암 혹은 난소암 진단을 받고 가족 및 친척 중 1명 이상 유방암 혹은 난소암이 있는 경우 ▲유방암·난소암이 동시에 발병한 경우 ▲40세 이전에 유방암이 진단된 경우 ▲유방암이 양쪽 유방에 모두 발병한 경우 중 하나에 해당되어야 한다.

◇25세부터 유방 MRI해야

BRCA1, BRCA2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의심되면 18세부터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해야 한다. 또 25세부터는 6개월 간격으로 전문가에게 유방 검진을 받고, 매년 유방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시행해야 한다.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타목시펜이라는 약제를 복용해 유방암을 예방하기도 한다.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참여자 2271명)에 따르면 콩류가 BRCA 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데 효과적이었다. 반면 육류를 자주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 위험이 증가했다.

김성원 원장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1주일에 5회 이상 운동을 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을 30%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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