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만 보면 쌓이는 울분..."우선 대화로 화 표출해야"

47세 여성 A씨는 요새 뉴스만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가도, 때로는 울분이 치밀어 오른다. 그동안 무관심했던 뉴스도 때 맞춰 생방송을 봐야할 정도로 관심을 갖고 있지만 보면 볼수록 허탈해진다.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기에 허무함과 불안감까지 밀려온다. 이렇게 며칠을 보내고 나니 얼굴에 열이 차고 명치 끝도 갑갑해 밥도 잘 안 넘어간다. 가슴이 벌렁거리고 자려고 누워도 치밀어 오르는 화에 밤잠을 계속 설친다.
최근 A씨처럼 뉴스 때문에 생긴 화를 주체 못해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는 "화병은 화가 나는 감정을 표현 못하고 지내다 쌓인 화를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며 "최근 뉴스로 생기는 울화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표출하면서 이성적 해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병은 초기에 잘 다스리지 못하면 우울, 불안 등의 정신적 문제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장기화 되면 고혈압, 뇌졸중, 소화장애 등의 신체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화병은 자신 주변의 환경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못하고 누적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씨가 겪는 화병은 사회적 문제에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에 다른 처방이 필요하다. 김종우 교수는 "문제를 공감하는 사람과 대화를 통해 울화를 털어놓고,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행동과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정리하면 좋을 것"이라며 "다만 혼자 속으로 부글부글하다가 허무한 무기력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평소 컨디션과 감정을 잘 유지하고, 분하고 화가 난다면 뉴스를 피하고 산책과 같은 운동을 30분 이상하면서 자신의 리듬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병은 총 3단계로 구분된다. 초기에는 가슴이 답답하고 뚜렷한 이유 없이 화가 나거나 분노가 생긴다. 이후 발전되면 입과 목이 자주 마르고 두통과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만성화가 되면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고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초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