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하고 교우 관계 나쁜 아이, 게임중독 위험 높다"

춘천성심병원 이상규 교수 연구… 게임 하지 않는 날 늘리면 개선

현재 인터넷 게임중독에 빠지지 않았더라도 평소 산만하거나 교우 관계에 문제가 있는 학생은 1년 내 게임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달 26일 열린 10월 중독포럼 월례회의에 참석한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이상규 교수가 춘천에 거주하는 중학생 59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게임중독에 대해 1년간 추적 연구를 실시한 결과다.

이상규 교수는 인터넷 중독 선별지인 KS-II를 이용해 중학교 1·2학년 590명을 게임중독 위험군과 일반군으로 나눈 뒤, 1년 후 변화를 다시 조사했다. 그 결과, 일반군에 속했던 500명 중 54명이 1년 후에는 게임중독 위험군으로 넘어갔다. 이들은 게임중독으로 가지 않은 아이들보다 산만성 척도 점수나 따돌림·괴롭힘 경험 점수가 높았다. 게임중독 위험군으로 넘어간 아이들의 평균 산만성 척도 점수는 26.6점이었는데, 일반군에 그대로 남은 아이들은 19.99점이었다. '따돌림이나 괴롭힘에 직접 가담한 적이 있나'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나'라는 설문에서도 각각 평균 7.33점, 7.36점을 기록해 일반군에 남은 아이들의 평균 4.35점과 3.31점보다 높았다. 이상규 교수는 "산만한 아이들은 평소 집중을 잘 못해, 오히려 시각적 자극이 화려해 집중하기 쉬운 게임에 지나치게 몰두할 가능성이 높다"며 "따돌림·괴롭힘도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로 작용해 이를 회피하기 위해 게임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처음에 게임중독 위험군이었던 아이들 90명 중 1년 뒤에 일반군으로 내려간 76명 역시 산만성 척도 점수가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즉 산만하지 않은 아이들이 게임중독 위험군에서 일반군으로 좋아진 것이다. 위험군에 남은 아이들의 산만성 점수가 32.08점이었는데, 일반군으로 내려간 아이들은 21.11점이었다.

평소 아이가 산만하고 교우 관계가 좋지 못하면 게임 중독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으므로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상규 교수는 "일주일에 인터넷 게임을 하지 않는 날이 많을수록 위험군에서 일반군으로 내려가는 비율이 높았다"며 "부모가 아이의 인터넷 게임 이용 날짜를 정해주면 중독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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