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된 4기 대장암도 복강경 수술… 癌 정밀하게 절제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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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10.19 07:30

    대장암, 복강경이 개복술보다 유리
    출혈량·입원일수·합병증도 적어
    암덩어리 손 안 대 전이 위험 감소
    3D 영상·휘는 도구, 안정성 높여

    암(癌) 수술 시 복강경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분야가 바로 대장암이다. 국내에서 대장암 복강경 수술은 1993년에 처음 시도됐지만, 최근에는 대장암의 70% 이상을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대장암에서 복강경 수술이 많은 이유는 대장은 복강경을 적용하기 쉬운 해부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다, 복강경 개발 초기에 복강경을 활발히 사용한 미국 등에 많은 암이라 임상연구가 활발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고대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는 "복강경 수술은 개복보다 수술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전적으로 환자를 위한 수술이다"며 "복강경은 오전에 수술하면 오후에 앉아서 신문을 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대장암 복강경 수술은 진행된 암에서도 안전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 고대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는 “복강경 수술을 하면 손으로 암을 건드리지 않고도 암을 잘라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장암 복강경 수술은 진행된 암에서도 안전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 고대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는 “복강경 수술을 하면 손으로 암을 건드리지 않고도 암을 잘라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출혈량 적고, 장 회복 빨라

    대장암 수술을 하는데 있어 복강경이 유용한 이유는 배를 5~20㎝로 크게 가르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는 덜 아프고 회복이 빠르며, 상처 감염·폐렴 같은 합병증이 적다. 2000년 이전까지는 많은 외과 의사들이 '복강경 같이 술기가 복잡하고, 수술 결과가 더 좋다는 증거도 없는 수술을 뭐하러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200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 연구팀이 대장암 환자의 장기생존율이 복강경 수술을 했을 때가 개복 수술을 했을 때보다 높다는 것을 발표했다. 2004년 미국의 다기관 연구에서는 개복과 복강경 수술 시 장기생존율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한 교수는 "이 연구들이 나온 이후로 대장암 복강경 수술이 적어도 개복보다 수술 성적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하게 됐고, 환자 삶의 질을 위해 복강경 수술을 활발하게 적용하기 시작했다"며 "국내에서는 2006년부터 대장암 복강경 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발표에 따르면 복강경으로 대장암 수술을 한 환자의 재원 일수는 5일, 개복 수술은 6일이고, 수술 후 진통 주사 필요기간도 복강경 수술은 3일, 개복 수술은 4일이다. 란셋온콜로지(Lancet Oncology)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수술 후 출혈량이 복강경 수술은 200㎖, 개복 수술은 400㎖, 수술 후 장 운동 회복 시기도 복강경은 2일, 개복수술은 3일로, 복강경 수술이 통증과 합병증 위험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진행된 암에서도 안전

    위암 등 다른 암의 경우는 초기 암에서만 복강경 수술의 안전성이 확실하게 밝혀졌지만, 대장암은 2기 이상의 진행된 암에서도 안전성이 증명됐다. 오히려 진행된 암에서 복강경 수술을 했을 때 결과가 더 좋다는 연구도 있다. 김선한 교수는 "개복 수술을 하면 암덩어리 자체를 손으로 건드리면서 수술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암 전이가 생길 수 있다"며 "복강경 수술을 하면 암을 건드리지 않고도 잘라낼 수 있어 진행된 대장암 수술 시 유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복강경 수술은 배를 크게 째지 않아 환자 컨디션이 좋고, 면역기능이 잘 보존돼 수술 회복이나 결과가 더 좋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대장암은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환자도 복강경으로 수술을 하고 있다.

    ◇3차원 영상·꺾이는 스코프로 시야 넓혀

    대장암 복강경 수술의 성적을 높이는데, 복강경 장비의 발전도 한 몫을 했다. 수술 모니터는 더 고화질로 볼 수 있게 됐고, 평면 대신 3차원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올림푸스 등에서 나오는 3D 복강경은 입체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수술에 도움이 된다. 김선한 교수는 "직장처럼 골반 안에 큰 혈관과 신경, 림프절이 모여 있는 경우 3D 복강경 수술을 하면 더 안전하고 빨리 수술을 할 수 있다"며 "출혈이나 후유증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술 경험이 적은 의사가 했을 때 결과가 좋다. 또한 복강경의 팔 역할을 하는 스코프는 원래는 일자형인데, 최근에는 스코프 끝이 상하좌우로 꺾어지는 '플렉서블(flexible scope) 스코프'가 나왔다. 플렉서블 스코프를 이용하면 일자형 스코프로는 보기 힘든 장기 뒤쪽까지 관찰할 수 있다. 김선한 교수는 "대장은 횡경막 근처에서부터 골반 깊숙이까지 위치해 있는데, 수술 시 깊게 있는 곳은 박리하기 힘들다"며 "일자형 스코프를 쓰면 사각(死角)이 생길 수 있지만 플렉서블 스코프는 끝을 꺾을 수 있어 더 잘 보인다"고 말했다.

    ☞복강경 수술

    환자의 복부에 0.5~1.5㎝의 작은 구멍을 1개 또는 3~4개 뚫어 카메라가 달린 스코프와 수술 기구를 넣고, 의사는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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