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엔 문제 없는데 흉통… 44%는 역류성식도염 때문

입력 2016.10.19 04:30

흉통의 원인
명치 끝부터 아프면 췌장염 의심
불안장애 있어도 찔린 듯한 통증

대다수의 사람들은 심장을 비롯한 가슴 부위가 아픈 흉통(胸痛)을 경험하면 덜컥 겁부터 낸다.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러나 흉통을 증상으로 하는 심장 질환은 전체 환자 중 10~20%에 불과하다. 대부분 소화기계 질환이나 심리적인 요인인데, 그중에서도 '역류성식도염'일 확률이 가장 높다. 성바오로병원 소화기내과 오정환 교수팀은 흉통으로 병원을 찾아온 환자 중 심장에 이상이 없는(관상동맥조영술에서 정상소견) 780명 가운데 위내시경을 받은 217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44.2%(96명)가 역류성식도염이었다. 나머지 55.8%는 위내시경에서도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았고, 대부분 원인불명의 환자였다. 오정환 교수는 "흉통이 나타났을 때 여성이면서, 담배를 피우지 않고 근래에 불안·초조하고 신경쓰는 일이 많았다면 역류성식도염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흉통 원인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이철원 기자

◇흉골·심장·식도 근접해 흉통 생겨

역류성식도염이 흉통을 불러오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식도와 심장, 흉골(가슴 한가운데 뼈) 부위가 인접해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식도에 염증이 생긴 상태임에도 가슴과 심장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는 것. 따라서 흉골을 중심으로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음식물' 섭취와 통증 사이에 관계가 있다면 역류성식도염일 확률이 높다. 음식을 섭취한 후에 증상이 경감, 혹은 악화되는 변화가 나타나면 역류성식도염을 의심해야 한다.

◇폐·근골격·늑막 부위 염증에도 흉통

역류성식도염 외에 흉통의 원인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심장 질환(운동할 때 통증 심화)=심장에 문제가 있을 경우 발생하는 흉통은 '움직임'과 연관이 깊다.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 흉통이 심해진다면 심장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혈관이 좁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움직임이 많아지면 심장에서 피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통증이 더 심해진다. 쉬거나 움직임이 감소하면 통증이 약해지기도 한다. 보통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에 따른 흉통은 앞가슴에서 왼쪽 어깨와 왼쪽팔로 퍼져간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임도선 교수는 "심장질환에 따른 흉통은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협심증은 대개 3~5분 정도 흉통이 지속되다가 나아지고, 심근경색은 20분가량 통증이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늑연골염(바늘로 찌르는 통증, 자세 바꾸면 완화)=가슴 중앙에 있는 뼈와 갈비뼈가 만나는 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늑연골염의 경우 가슴 부위를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나타난다. 자세와 연관이 크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누우면 아프다가 왼쪽으로 누우면 괜찮아진다.

▷췌장염(명치 끝부터 아프면서 웅크리면 완화)=췌장염은 술을 마시면 분비되는 췌장액(단백질 소화효소)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으로 역류해 췌장을 파괴시키면서 발생한다. 보통 명치 끝에서 통증이 시작되고 웅크리거나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나아진다.

▷대동맥파열(가슴에서 시작한 흉통이 등으로 번져)=대동맥이 파열됐을 때도 흉통이 동반된다. 대동막 혈관은 내막, 중막, 외막 3겹으로 구성돼 있는데 혈압이 급격히 높아지면, 내막이 찢어질 수 있다. 대동맥파열로 인한 흉통은 가슴에서 시작해 등으로 내려가는 특징을 보이는데, 참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늑막염(숨 크게 쉬면 통증 심해져)=늑막염은 폐를 싸고 있는 막에 물이 차서 염증이 생긴 것으로, 숨을 크게 들이 마시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정신질환(날카로운 물체로 찔리는 듯한 통증)=공황장애나 불안장애가 있을 경우에도 흉통이 나타난다. 통증은 대개 왼쪽 가슴 밑 부위에서 나타나며, 1분 미만으로 날카로운 물체로 찔리는 느낌이 지속된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증상이 잦아진다.

☞역류성식도염

식도와 위의 경계에 있는 하부식도괄약근에 이상이 있어 잘 조여지지 않으면서, 강한 위산과 효소들이 역류해 식도에 염증을 유발하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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