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섹스'가 가정 상비약이다

입력 2016.09.02 10:11

남성은 '육체', 여성은 '감정'에서 행복 느껴

비뇨기과 의사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적정 횟수'와 '만족도'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캐나다의 사회심리학 저널에 '1주일 1회 섹스가 관계 지속에 가장 좋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연구자들은 1989년에서 2012년 사이에 미국에서 실시한 '성관계 빈도수와 체감 행복지수' 설문조사를 비롯해, 3만 명이 넘는 연구 집단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무조건 성관계를 많이 갖는 것보다 파트너와 교감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한다. 연구자들은 "남성은 성관계의 육체적인 면에서, 여성은 감정적인 면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적절한 성관계 횟수에 대한 연구는 인류의 오랜 화두이기도 하다. 따라서 갖가지 처방(?)이 난무했는데,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는 "일주일에 두 번이 여자에 대한 임무인데 이 정도라면 모두에게 해가 없을 것"이라고 했고, 아라곤 왕녀는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성생활 횟수는 하루 6회"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대개의 남성들은 남들만큼 해준다고 믿는다. 하지만 조사에 의하면 여성들은 겨우 5%만이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성의 속옷과 하이힐
사진 셔터스톡

물(水)과 불(火)처럼 다른 남녀의 성적 반응

몇 해 전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여성들은 '이상적인 섹스 횟수'에 대해 주 5회 이상이라고 답했고, 우리나라 여성들은 여러 조사 자료를 종합한 결과 주 2~3회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얼마나 해야 적당한지, 그리고 몇 번 정도 해야 정력가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 배우자의 만족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또 횟수가 많다고 결코 좋은 것도 아니다. 내용도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한 성생활은 연간 10만 달러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논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영국의 학자들이 1만7000여 명의 부부생활을 수치로 분석한 '돈, 섹스, 그리고 행복'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섹스 횟수가 월 1회에서 4회 이상으로 증가하면 연간 10만 달러의 행복감을 준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건강과 행복은 물론이고 성공하려면 침대에 즐거운 땀방울을 쏟아야 하는데, 문제는 남성과 여성의 성적 반응이나 취향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남녀 모두 성욕→흥분→평부(흥분이 쾌감 수준을 유지하는 단계)→오르가슴→만족 또는 이완의 과정을 거치지만, 각 단계에 도달하는 동기는 물론이고 시간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남성이 쉽게 타올랐다 쉽게 꺼지는 불(火)이라면, 여성은 천천히 끓고 천천히 식는 물(水)이다. 그래서 굿섹스에 이르기 위해서는 신체적·정신적으로 다른 배우자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

성적 반응에 있어 남녀의 대표적 차이는 '여성은 귀를 통해 사랑에 빠지지만 남성은 눈을 통해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다. 즉, 시각에 민감한 남성은 봉긋하게 솟은 유방이나 탄력 있는 엉덩이 라인만 보아도 흥분하지만, 여성은 달콤한 사랑의 밀어와 부드러운 애무로 마음을 연다. 또한 남성은 성행위의 최종 목적지인 오르가슴(사정)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하지만, 여성은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과정을 음미하려 한다.

이밖에도 남녀의 성적 반응과 태도는 많은 차이가 있다. 따라서 파트너의 신체적 반응이나 성적 취향을 고려한 애무와 체위는 물론이고, 장소와 분위기도 세심하게 배려해야 굿섹스를 만끽할 수 있다.

솔직한 대화로 성적 취향 확인해야

이런 관점에서 성행위를 '친(親)'이라고 표현한 중국의 성의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남녀 간에 서로 교감하며 함께 즐거움을 만끽하는 성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몸이 스스로 열릴 때 하나가 되고, 하나가 되면 중단 없이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천히 반응하는 여성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전희(前戱)가 필수적인데, 편안하고 감미로운 분위기 연출이 선행되어야 한다.

더불어 성행위의 첫 단계인 키스 단계부터 서로를 배려해야 하는데, 키스가 성애술을 좌우한다고 여긴 아랍인들은 '상냥한 애인과 입술을 교환할 때 / 낙타가 오아시스에서 물을 만나듯 / 그 입술, 달콤한 향에 가득 차 / 그것은 죽을 만큼 괴롭고 미칠 것 같다 / 나의 골수까지 스며드네'라고 키스를 찬미했다. 아랍인들이 키스를 중요시한 것은 키스를 통해 육체의 관능이 깨어나고 쾌감이 높아진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쾌락의 메시지인 입맞춤은 성애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최상의 입맞춤은 젖은 입술로 입술과 혀를 빠는 것, 혀를 빠는 행위에 의해 달콤하고 신선한 타액 분비를 자극하여 두 사람의 입안에서 섞여 남자의 몸안을 돌아 관능의 전율을 느끼게 한다'고 가르쳤다. 즉, 입맞춤을 통해 타액을 교환하는 것은 두 사람의 기운이 서로 소통함과 아울러 온몸의 욕정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여겼다. 이처럼 성행위는 삽입과 피스톤 운동에 의한 마찰만이 아니라, 사랑의 속삭임과 부드러운 손길, 그리고 애로틱한 후희(後戱)가 어우러져야 서로에게 만족감을 준다.

더불어 부부간의 사랑을 확인시켜주는 성생활은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데, 테스토스테론은 뼈와 근육을 증가시키고 심장과 뇌를 건강하게 해준다. 그래서 미국에서 발표된 정신신체의학 논문에 의하면 일주일에 3회 또는 그 이상의 성관계를 가지면 남성의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따라서 굿섹스는 부부금슬은 물론이고 건강상비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거나, 성적으로 이상 증세를 느끼면 이를 즉시 개선해야 하는데, 성적 대화를 통한 소통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서로의 성적 취향이나 선호하는 애무와 체위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성행위 만족도가 향상되기 때문이다.

 

김재영
사진 셔터스톡

김재영 남성 성기능장애, 발기부전 등 남성수술 분야를 이끌고 있는 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 주요 일간지 칼럼과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건강한 성(性)에 대한 국민 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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