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진통제로 호흡곤란에 뇌졸중까지… '맘대로 복용'이 화근

입력 2016.08.03 09:05

약, 잘 알지 못하고 먹으면 毒
의약품 부작용 10년 새 107배… 다양한 약 먹는 노인 주의해야
약 살 때는 약사 상담 '반드시'

주부 강모 씨(36·서울 마포구)는 얼마 전 11개월 된 딸 아이가 밤 10시쯤 열이 나고 설사 증상이 있어 집에 있던 지사제를 2회 먹였다. 그러자 아이의 얼굴에 두드러기가 발생했다. 증세가 심해져 급히 응급실에 간 강 씨는 의사로부터 두드러기와 급성장염으로 입원을 해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지사제 성분 중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의 부작용으로 두드러기가 발생한 것이다. 만 1세가 되기 전에는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성분을 하루에 3g, 3회 분할 복용해야 하는데 다급했던 강 씨가 용량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환자가 약국에서 약 복용법을 듣고 있다.
의약품 부작용은 10년 새 107배나 될 정도로 심각하다. 대부분 환자가 정확한 복용법을 지키지 못해 발생한다. 약효를 제대로 보고, 부작용이 생기지 않게 먹으려면 전문가 상담은 필수다. 환자가 약국에서 약 복용법을 듣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건강을 위해 먹는 의약품을 잘못 복용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의약품은 정해진 용법과 용량이 있지만 이를 몰라 발생하는 오남용이 상당하다.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두통약이나 감기약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복합제의 경우 간손상과 알레르기 반응(호흡곤란, 가려움) 발생 가능성이 있어 1회 최대 용량을 325㎎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진통제 주성분인 '이부프로펜'도 1일 최고 3200㎎까지 복용할 수 있지만 체중 30㎏ 미만인 어린이는 1일 500㎎을 초과 복용해선 안된다. 이부프로펜은 과다복용 시 동맥에 혈전이 발생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이 생길 수 있다.

◇의약품 부작용 10년 새 107배

올바른 의약품 복용법을 몰라서 발생하는 오남용 사례는 매년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의약당국에 신고된 의약품 부작용 건수는 2015년 19만8037건으로 2005년(1841건) 이후 10년 새 약 107배로 늘었다. 부작용이 생기는 의약품은 전문의약품보다는 일반의약품이 많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따르면 2016년 6월 기준으로 올해 5만2938건의 의약품 부작용 중 해열·진통·소염제가 7274건(13.7%)으로 가장 많았다. 증상 별로는 오심·헛구역질이 가장 많았고 그 뒤로 가려움증, 어지러움, 두드러기, 구토 순이었다. 세브란스병원 임상약리학과 박민수 교수는 "의약품 부작용 중에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며 "약을 복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정확한 복용법을 확인하고, 이해가 어렵다면 의사나 약사를 찾아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 하루 6개 약 복용… 약효 충돌 위험

의약품 부작용 보고건수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장기 복용하는 약의 개수가 늘어나는 것도 의약품 부작용 위험을 높이는 이유다. 대한약사회 이지현 홍보위원(우리온누리약국 약사)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중 80%가 하루 6개 이상 약을 복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약과 약 사이 성분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함께 먹지 말아야 하는 의약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3월 기준 병용금기 의약품(함께 먹으면 안되는 의약품)수는 7398개로, 함께 먹지 말아야 하는 조합만 약 63만개나 된다. 병용금기 의약품을 함께 먹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항우울제는 기침 약과 복용 시 몸 속 세로토닌을 과도하게 늘려 근육 경직, 혼수를 일으킨다. 발기부전치료제도 혈관확장제와 함께 먹으면 혈압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음식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숙성된 치즈나 훈제 햄 등에 든 티라민(tyramin) 성분은 우울증약(MAOI계열)을 복용 시 심각한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우유와 같이 칼슘이 풍부한 유제품은 항진균제, 일부 항암제 흡수를 방해해 약효를 떨어뜨린다.

◇의사·약사 전문가 상담 중요

올바른 의약품 복용을 위해선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의 상담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의약품 구매시 자신의 상황을 자세히 알려줘야 한다. ▲현재 복용 중인 약 ▲과거 복용 중 부작용이 발생했던 약 등이다. 단골 병의원이나 약국을 정해서 이용하면 중복 처방을 막고 개인 약력(藥歷) 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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