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낮추기 위해 심장 과로… 땀 많이 흘리면 혈전 잘 생겨

입력 2016.07.20 09:00

[메디컬 Why] 열 스트레스가 심장병 위험 높이는 이유
최고기온 30도 넘으면 사망률 증가
고혈압·당뇨병 환자 특히 주의를
땀 흘린 직후엔 혈압약 복용 자제

심혈관질환
폭염은 심장 과부하를 일으키고 혈전(피떡) 생성을 촉진해 심혈관질환을 유발·악화 시킨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폭염(暴炎)으로 인한 열 스트레스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악화시킨다. 최근 연구 결과, 폭염과 심장·혈관질환 사이에 연관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사망에도 직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폭염 기간(35도 이상)이 5일 이상이면 심혈관계 질환 사망률이 11.34% 증가했다. 미국심장학회에서도 기온이 32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인 심근경색 환자가 20% 늘어난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는 "폭염 환경에서 갑자기 심혈관질환이 발생·악화되면 심한 경우 곧바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는 "심혈관질환자의 경우 낮 최고기온이 섭씨 29.5도에서 섭씨 1도씩 오를 때마다 사망률이 4%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고혈압·당뇨병을 앓는 심혈관질환 고위험 그룹은 30도가 훌쩍 넘는 날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염이 심혈관질환을 유발·악화시키는 첫번째 이유는 체온 조절 과정에서 심장에 과부하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체온이 높아지면 우리 몸은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땀을 배출한다. 이때 넓어진 혈관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심박수가 빨라지고 심근 수축이 증가하는 등 심장이 과로해 심혈관질환이 유발·악화되는 것이다. 김병극 교수는 "높아진 체온을 낮추기 위해 우리 몸은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며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심장이 평소보다 펌프질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는 탈수에 의해 생성된 혈전(피떡)이다. 무더운 날씨 탓에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혈액의 양도 줄어들면서 점도가 높아지는데, 끈적하게 변한 혈액이 서로 엉켜붙으면 혈전이 생긴다. 혈전은 혈관벽에 달라붙어 혈관을 좁아지게 만들어 각종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심혈관질환자는 이미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기 때문에 혈전이 생기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급성 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가 7월에 2만5296명으로 가장 많으며, 전체 환자의 23%가 7~8월에 집중됐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는 "심혈관질환자는 더운 날씨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심장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그늘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고,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시 고혈압 환자는 약물 복용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평소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을 복용해 혈압을 조절한다. 그런데 땀으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말초혈관이 확장되면 혈압이 낮아진다. 이때 혈압을 낮추는 약을 복용하면 혈압이 과도하게 낮아져 저혈압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김병극 교수는 "혈압이 큰 폭으로 변동하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이완하기 때문에 혈관에 무리를 줘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며 "실내에서 한 시간가량 휴식을 취해 체온과 맥박 등을 안정시킨 뒤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영학 교수는 "고령자나 당뇨병 환자 등 심혈관계 질환 고위험군의 경우 폭염 시 어지럼증, 가슴 통증, 정신이 흐릿해지는 등의 증상이 생기면 빨리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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