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 선암 발견 어려워… 30세부터 HPV검사 받아야

입력 2016.06.15 06:30

35세 미만 자궁경부암 중 30%… 편평세포암과 달리 진행 빨라
HPV감염·가족력 있으면 고위험, 6개월~1년마다 검사 받아야

직장인 양모(36·서울 강남구)씨는 6년 전 결혼한 뒤로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았다. 지난번 검사를 받을 때만 해도 정상이어서 안심하고 지냈는데, 올초에 출혈이 있고 요통이 생겨서 검사를 받으니 암이 의심된다고 했다. 정밀 조직검사를 한 결과, 자궁경부암 중에서도 예후가 안 좋다는 '선세포암'(선암·腺癌)이 발견됐다. 양씨는 결국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선세포암, 자궁경부 안쪽에 자라 발견 어려워

자궁경부암 검사는 질 속에 검사 기구(작은 솔)를 집어 넣어 자궁경부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를 채취한 뒤, 현미경으로 비정상 세포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만약 이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다 하더라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자궁경부암 중 하나인 선세포암의 경우, 세포검사로 잡아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은 크게 편평세포암과 선세포암으로 나뉘는데, 편평세포암은 자궁경부 표면에 발생하고, 선세포암은 자궁경부 안쪽 깊은 곳에 생긴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이인호 교수는 "선세포암은 안쪽에서 자라기 때문에 검사 기구가 잘 안 닿고, 의료진 눈에도 잘 안 보여서 편평세포암에 비해 발견하는게 어렵다"며 "일반적으로 편평세포암의 검사 정확도가 70~80%라면, 선세포암은 50% 정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 중 선세포암은 자궁경부의 안쪽에서 자라기 때문에, 국가 검진인 세포검사만으로 발견하기가 어렵다. 고위험군은 추가 검사를 받는 게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자궁경부암 중 선세포암은 자궁경부의 안쪽에서 자라기 때문에, 국가 검진인 세포검사만으로 발견하기가 어렵다. 고위험군은 추가 검사를 받는 게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30세부터 추가 검사 받아야"

이런 이유로, 국가에서 실시하는 검진만 받아서는 부족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궁경부암 세포검사는 5대 국가 암 검진(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 중 하나다. 2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국립암센터 자궁암센터 임명철 교수는 "국가 검진은 선별검사가 목적이기 때문에, 선세포암까지 정확히 잡아내기에 부족하다"며 "자궁경부암 가족력이 있거나,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HPV(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흡연을 하거나, 경구피임약을 오래 복용한 사람 등은 선세포암 고위험군에 속하므로, 이런 사람은 의사와 상의해 추가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정원 교수는 "성 경험이 있다면 2~3년에 한 번씩은 HPV검사를 받아서 HPV에 감염됐는지 확인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세포검사 주기를 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대한부인종양학회 등에서 내놓은 '자궁경부암 조기 검진을 위한 진료권고안'에 따르면, 20세 이상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세포검사를 받아야 한다. 30세 이후에는 세포검사와 함께 HPV검사를 추가로 받아서, 두 검사 결과가 모두 음성으로 나오면 세포검사 주기를 2년에 한 번으로 늘려도 된다. 만약 HPV16형이나 HPV18형이 발견됐다면 고위험군으로, 6개월에 한 번씩으로 검사 주기를 줄여야 한다. 검사 시 검사 기구를 조금 더 안쪽으로 넣어 세포를 채취하는 것도 선세포암을 잘 발견하는데 도움이 된다.

◇진행 빠르고 예후 안 좋아 '자궁 적출' 많은 편

한편, 선세포암은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안 좋다. 초기 치료 후 재발률이 14%로, 편평세포암(5.7%)보다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으며,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도가 편평세포암보다 1.6배로 높다고 한다. 편평세포암은 자궁경부의 피부 세포층이 조금씩 바뀌는 과정을 거친 뒤에 상피내암에서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지만, 선세포암은 피부 세포층 변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상피내암에서 바로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된다.

선세포암은 젊은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많다. 전체 자궁경부암 중 편평세포암은 70~80%를, 선세포암은 10~20%를 차지하는데, 35세 미만 자궁경부암 환자의 경우 선세포암의 비율이 3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이정원 교수는 "치료를 위해서는 자궁을 모두 들어내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고위험군은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자궁경부암 암 위치 및 검사법

☞자궁경부암

자궁과 질이 연결되는 부위인 자궁경부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돼 생기는 암이다. 전체 여성 암의 약 9.5%가 자궁경부암이다. 발병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병이 진행될수록 질 출혈이나 분비물 증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암 중에서 유일하게 예방 백신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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