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수면무호흡증 있는 줄 모르는 부모도 많아요”

입력 2016.05.25 11:42

소아수면무호흡증 연구하는 치과의사 김명립 원장

일리노이치과병원 김명립 원장은 교정을 전공한 치과의사로, 소아수면무호흡증을 연구·치료한다. “치과에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한다고요?”라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김명립 원장은 세계수면학회, 국제소아수면학회 등에서 소아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치의학적으로 접근하는 수면무호흡증 전문가다.

일리노이치과병원 김명립 원장

김명립 원장의 전문 분야 중 하나인 수면무 호흡증은 자면서 숨을 제대로 못 쉬는 질환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잠을 자도 계속 졸리고, 잘 때 코를 심하게 골 수 있다. 호흡을 제대로 못 해 ‘수면 중 저산소혈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심·폐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

수면무호흡증은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소아일 때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성인이 돼서도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김 원장은 “소아수면무호흡증은 가벼운 질환이 아니지만,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줄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성인과 증상이 조금 달라서다. 성인은 수면무호흡증으로 양질의 잠을 자지 못하면 깨어 있을때 ‘몽롱하다’, ‘졸리다’는 생각을 하고 이를 표현한다. 그러나 소아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학업장애나 과잉행동 등 주의력 결핍과 관련된 증상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또한 소아에게는 수면무호흡증이 없을 거라고 착각하는 성인도 많다.

김 원장은 “특히 위턱(입천장)이 길고 좁으며, 아래턱이 작거나 안으로 들어간 무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혀뿌리가 기도를 잘 막는다”며 “이렇게 되면 숨을 잘 못 쉬는데, 자는 동안 고개를 뒤로 확 젖혀서 잔다면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립 원장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일리노이치과병원 김명립 원장

국내 최초로 치과 교정 통해 수면무호흡 치료해

수면무호흡증에 치과의사가 관심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 김명립 원장이 소아수면무호흡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우연한 만남이었다’고 회상했다.

1993년 수면의학에 관심이 있는 정신과 호흡기 내과 교수들이 모여 대한수면의학회가 조직되면서 한국의 수면의학 연구와 진료가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치과의사들도 수면무호흡증 치료법중 하나인 구강내장치 (oral appliance)를 담당하였고 이를 통해 김명립 원장도 수면무호흡증 환자 진료에 참여하게 되었다. 대한수면의학회와 대한수면학회에 참여하면서 소아수면장애에 관심있는 여러 교수들과 교류하면서 세계적인 수면의학 권위자로 꼽히는 미국 스탠포드대 수면센터 길라미노 교수를 알게 됐다. 이후 수술 없이 턱 교정 장치를 통해 소아수면무호흡증을 해결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 3월에는 국제소아수면학회에서 입 천장이 좁고 깊은 소아 32명에게 위턱 확장 장치를 3개월간 착용하게 한 뒤, 코골이·주간졸림·과잉행동·산만함 등의 문제가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치과 교정으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김 원장이 교정을 통한 소아수면무호흡증 치료의 ‘선구자’인 셈이다. 대학병원에서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김 원장의 병원에 보내기도 한다.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재미 느껴

일반적인 치과 치료만으로도 벅찰 텐데 굳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원동력은 뭘까. 김 원장은 “새로운 치료 방법을 연구해 입증하고, 환자를 낫게 하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병원을 가진다는 것 자체는 큰 즐거움이 없다고 말했다. 매일 똑같은 일을 똑같은 공간에서, 얼마를 벌었는지 체크하는 과정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한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에 대해 김 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10년 후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이 길을 걸을 겁니다. 계속 공부하고 힘든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세계적인 권위자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긍정적으로, 그리고 신념을 가지고 행하면 못 할 것도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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