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 5년만의 사과... 피해자들 '분통'

입력 2016.05.02 18:24

5년만의 사과, 진정성 논란

옥시레킷벤키저 한국지사 아타 사프달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후 5년 만에 공식사과를 진행했지만, 피해자들은 '알맹이 없는 사과'라며 분노를 표했다/사진=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5년 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가 사건 발생 5년 만에 첫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했지만, 피해자들은 '면피용 사과'라며 분노를 터트렸다. 지난 2일 옥시레킷벤키저는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30분 가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아타 사프달 한국지사 대표가 준비한 기자회견문과 함께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아타 사프날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사과가 사건 발생 후 5년이가 걸린 것에 대해서는 "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을 마련할 때 까지 때를 기다린 것"이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보상 방안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보상과 관련한 내용 중 오는 7월까지 공정한 보상 마련을 위해 독립적인 전문가 패널로 이뤄진 전담 조직을 마련하겠다는 내용 외에는 새로운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 패널이 어떻게 구성되며, 이들의 책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또한 보상계획안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로부터 1,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 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사람에 대해서는 피해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적절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3,4등급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명확하게 언급되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아타 사프날 대표는 "다른 회사 제품을 함께 사용하다 피해를 입으신 다수의 소비자들도 공평하게 지원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다른 제조, 판매사들이 동참하기를 제안하고 싶다"며 이번 가습기 피해 사건에 대한 애매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본사의 책임 부분에서도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2년 전 한국지사 대표로 부임한 사프달 대표는 이번 공식 사과의 주최가 한국인지 영국 본사인지 묻는 질문에 "레킷벤키지 영국 본사와 한국 법인 양측 모두 사과를 전하는 바"라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 규모와 진상 조사와 관련된 측면에서는 "본사는 이 사태와 관련해 어떠한 개입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했다. 또한 사건 발생 후 진행된 법인 청산, 옥시 측에 유리하게 대학 연구진에 돈을 주고 실험 결과를 조작한 사실, 유해성을 보고받았지만 제품 판매를 지속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만 밝혔다.

사건 발생 5년만에 진행된 옥시의 애매한 기자회견으로 기자회견장을 찾은 피해자들의 분노가 속속 터져나왔다. 피해자들은 "정작 피해를 본 사람들은 공식사과하는 자리가 있다는 사실 조차도 뉴스를 통해 알았다"며 "기자가 아닌 실질적인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는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두 살 배기 아들을 잃은 최승운씨가 연단에 나서 "지난 5년간 피해자들은 수 백 차례에 걸쳐 옥시와 대화하려고 했지만, 옥시는 면책을 위해 검찰조사 직전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알맹이 뿐인 사과가 아니라 옥시의 한국 자진철수와 영원한 퇴출을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본격화하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다음 달부터 추가 접수 받는다. 정부는 폐 이외의 다른 신체부위 피해에 대한 진단 판정기준을 마련하고 지원 대상도 확대할 계획이다. 피해 접수는 신청서와 함께 신분증 사본, 진료기록부, 엑스레이, 컴퓨터 단층촬영(CT)등 의료기관 진단자료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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