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힘줄 봉합·석회질 제거, 관절내시경으로 직접 보며 치료

당뇨병 환자인 한모(68)씨는 신부전증으로 혈액 투석을 받고 있다. 한씨는 10년 전부터 '회전근개파열'로 인한 어깨 통증이 심했지만, 투석하는 사람은 수술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적극적인 치료를 포기하고 있었다. 58세 주부 윤모씨 역시 어깨 통증이 심한데도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몰라 고민을 많이 했다. 윤씨는 몇 달 전부터 집안 일을 할 때마다 어깨가 뻑뻑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최근 빨래를 널다가 칼에 찔리는 듯 극심한 어깨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가 '석회성건염' 진단을 받았다.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다양하다. 회전근개파열, 석회성건염, 유착성관절낭염(오십견), 관절염 등이다. 그 중 가장 많은 질환이 외상·퇴행 등의 이유로 어깨 힘줄이 파열되는 회전근개파열과 어깨 힘줄에 석회질이 쌓여 염증을 유발하는 석회성건염이다. 이 두 질환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건지 알아본다.

◇회전근개·석회성건염, 증상 심하면 '관절내시경' 치료

회전근개란 어깨 주위를 덮는 네 개의 힘줄을 말한다. 이 중 하나라도 파열되면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내리는데, 보통 위쪽 힘줄이 파열된 경우 통증이 더 심한 편이다. 회전근개파열은 외부에서 큰 충격이 가해져도 생기지만, 나이가 들면서 힘줄이 손상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주로 중년에 증상이 시작되고 나이가 들수록 파열 정도나 빈도가 심해진다. 통증이 심하지 않을 경우 주사치료나 체외충격파(손상 부위에 충격을 가해 혈관·조직을 재생시키는 치료)를 시행한다. 중증 이상이라면 수술이 필요하다. 바른본병원 안형권 병원장은 "물리치료를 해도 증상이 낫지 않을 정도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수술한다"고 말했다.

석회성건염 역시 40~50대에 주로 발병한다. 나이가 들면 어깨 힘줄에 석회질이 쌓이는데, 팔을 들어 올릴 때마다 통증이 느껴진다. 초기에는 항염증 제제 등을 쓰면 석회질이 없어지지만, 만성화된 경우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석회질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부분마취 후 만성질환자도 수술 가능

회전근개, 석회성건염 등을 치료하는 관절내시경 수술은 어떤 치료법일까? 관절내시경은 피부를 1㎝ 미만 절개해 관절로 내시경을 집어 넣은 뒤, 환부(患部)를 보며 적절한 약물을 주입하거나 파열된 부위를 봉합하는 등의 치료 방식을 말한다. 어깨 관절 내부를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에, 자기공명영상(MRI)으로도 확인이 어려웠던 미세한 손상까지 잡아낼 수 있다. 상처나 후유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위 사례의 한씨와 윤씨도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치료를 받았다. 안형권 병원장은 "우리 병원에서는 부분마취를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한씨처럼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도 받을 수 있다"며 "간혹 부분마취 중에도 무호흡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숙련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고, 응급 키트 및 산소 봄베 등 여러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안 병원장은 "비교적 간단하게 이뤄지는 치료라 하더라도, 석회성건염 같은 경우에는 정확하고 안전하게 석회질을 제거해야 한다"며 "마취 지속시간이 짧아 한 시간 안에 모든 치료를 끝내는 게 좋으므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수술 후 관리 중요… '재활치료센터' 운영

증상이 있을 때 빨리 검사해 진단받고 제대로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그래야 만족할만한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안형권 병원장은 "어깨 수술을 받은 환자의 상당수가 수술 후 운동 범위가 회복되지 않는다고 호소하지만, 이는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재활치료 등을 꾸준히 받아서 통증을 줄이고 운동 범위가 빨리 되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바른본병원은 '재활치료센터'를 운영한다. 진단, 검사, 사후 관리까지 가능한 '원스톱케어'를 실시하며, 통증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수치료나 운동치료 등을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