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받은 10명 중 6명, '질병 의심 경고' 무시했다

[H story] '2차 검진' 왜 중요한가

검진 후 이상 징후 있으면 재검사
통보받은 116만명 중 38%만 응해
2차 검진 안 받으면 확진 어렵고
질병 방치돼 치료 시기 놓칠 수도

'고혈압 2차 검진 요망' '이상지질혈증 의심, 상담·추적검사 요망'….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은 이 같은 재검사, 즉 '2차 검진' 통보를 흔히 받는다. 그러나 2차 검진 대상자 3명 중 1명은 검사를 안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14년 국가검진(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지원하는 검진)을 받은 사람 중 2차 검진을 통보받은 115만8235명을 조사한 결과, 38%(44만2398명)만 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차 검진의 수검률(受檢率)이 75%인 것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국민보험공단에서 만 40세, 66세에 시행하는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의 경우 2차 검진 수검률은 23%로 더 낮았다. 차움 건진센터 차충근 교수는 "병원에서 돈을 내고 받는 일반 검진도 마찬가지"라며 "우리 병원에서 질병 확진·상태 관찰을 위해 2차 검진이 필요한 사람 중 검사를 받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차 검진은 1차 검진 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질병을 막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2차 검진을 제대로 받지 않으면 질병 확진을 받지 못하고, 병을 방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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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송준영 기자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가 2003~ 2010년에 국가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은 환자 11만4085명을 추적 조사했더니, 진단 6개월 내에 이상지질혈증 약을 처방받은 환자는 8.6%에 불과했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는 "병은 진단받았지만, 진료와 약 복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등 적절한 사후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2차 검진은 생활습관 상담뿐 아니라 본격적인 질병 치료·관리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중증 질환인 암(癌) 검진 후에 추가 검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국가암검진 중 대장암의 경우 1차 검사에서 혈변이 나오면 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장내시경이나 대장조영촬영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2014년 조사에서 대장암 2차 검진 대상자 25만6488명 중 절반이 안 되는 11만9071명만 2차 국가암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립암센터에서 암검진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사했더니, 당장 건강해서 암이 의심되지 않거나, 병원에 갈 시간 여유가 없거나, 대장내시경 등 검사 과정이 힘들거나, 암으로 확진 받는 것이 두려워서 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 투자 대비 득(得)이 적다는 생각도 2차 검진을 멀리하게 한다. 지난달 국가검진에서 혈압이 130/85㎜Hg(정상은 120/80㎜Hg 이하)로 높게 나온 직장인 김모(43)씨는 "병원 오가는 시간만 1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실제 병원에서 검사·상담을 받는 시간은 10분 남짓"이라며 "간단한 생활습관 상담과 혈압 재측정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짧은 검진 시간과 검진 후 불충분한 설명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은 많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국가검진 만족도를 1~5점(1점은 매우 불만족, 5점은 매우 만족)으로 평가한 결과, '검진 후 결과 상담과 교육을 충분히 해준다' '검진 후 관련 자료를 제공하거나 향후 계획에 대해 안내해준다' 등의 항목에서 3점 미만이 나왔다.

하지만 2차 검진을 받지 않으면 현재 건강 상태와 병을 정확히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차충근 교수는 "고혈압·당뇨병은 2차 검진을 해야 질병을 확진할 수 있다"며 "혈압·혈당은 스트레스나 검사 직전 금식 여부에 따라 매번 다른 수치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혈압·당뇨병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혈압은 적어도 3회, 혈당은 2회를 재봐야 한다.

병을 방치하다 합병증 위험도 키울 수 있다. 차충근 교수는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은 사람은 6개월 안에 생활습관 개선 혹은 약 처방 같은 조치를 취해야 심뇌혈관질환 같은 중증 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물혹·결절이 발견된 경우, 주기적으로 2차 검진을 해서 암으로 발전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2차 검진을 안 하면 암이 뒤늦게 진단될 수도 있다.

☞2차 검진

건강검진을 받은 후 확진을 위해 필요한 추가 검사를 말한다. 처음 검진에서 병이 발견됐다면 병의 악화를 막기 위한 약 처방이나 생활습관 상담도 2차 검진의 범주에 들어간다.

보통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국가검진의 경우, 2차 검진 대상자는 고혈압·당뇨병 질환 의심자와 인지기능장애 고위험군이다. 국가 5대암(대장암, 위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 중에는 대장암과 위암만 2차 검진(위내시경·대장내시경 등)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