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1위' 폐암, 생존율 높이는 신약 속속 개발

입력 2016.02.24 07:30

[메디컬 포커스] 폐암 치료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얼마 전 40대 여성 폐암 환자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야 했다. 폐암이 간과 복부로 전이된 말기 환자였는데 뇌까지 전이된 것이다. 이처럼 폐암은 뒤늦게 진단되어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망확률이 높다.

폐암은 가장 살인적인 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폐암으로 1만7440명의 환자들이 사망했다. 전체 암 사망자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폐암은 1998년부터 17년째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폐암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고 조기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폐암의 46.6%는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말기에 발견된다. 폐암 환자들은 육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경제적인 부담으로 두 배의 고통을 겪는다. 폐암의 연간 치료비는 2500만원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암 중에서 치료 비용이 가장 많이 든다.

하지만 지난 10년 간 폐암 환자의 생존율에 큰 진전이 있었다. 폐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 12.7%(1996~2000년)에서 23.5%(2009~2013년)로 약 2배 높아졌다. 다른 암에 비하면 생존율이 여전히 낮지만, 폐암도 잘 관리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것이다. 폐암을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끌어올린 1등 공신은 표적항암제다.

표적항암제는 특정 유전자 변이에 의한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는 똑똑한 '맞춤형' 치료제다.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의 손상은 최소화하고 부작용은 적다. 대표적인 표적항암제로는 EGFR, ALK 유전자 변이에 의해 생긴 폐암을 치료하는 표적항암제가 있다. 최근에는 기존 ALK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기거나 뇌 전이가 진행된 환자에게도 쓸 수 있는 2세대 표적항암제가 나왔다.

폐암 생존율 개선을 위한 치료제의 진화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좋은 치료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약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건의료 시스템을 잘 갖춘 영국은 건강보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지연이 된 항암제이더라도, 말기 암 환자들이 신약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2011년부터 항암제 기금(Cancer Drug Fund)이 시행되어 약값을 지원해주고 있다.

폐암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보험급여를 통해 보장성 강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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