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명절 '설'과 건강
민족 대명절 설이 가까워질 때 마다 화제가 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명절증후군'이다. 명절증후군은 명절을 지내며 받는 스트레스로 육체와 정신이 겪는 증상을 의미한다. 특히 명절에 이것저것 할 일이 많은 주부나 오랜 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서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난다. 실제로 연휴 이후 손목이나 무릎, 허리 등에 통증을 호소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이 늘어난다. 명절증후군에는 어떤 증상이 있으며 그 대처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전 부치고 상 차리고 설거지까지…주부들은 손목 통증
연휴 내내 주부들의 손목은 고생한다. 명절 음식을 만들고 상차림에 설거지까지 쉴 새 없이 손을 사용하는 주부들은 손목터널증후군을 겪기 쉽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손목이나 손, 손가락을 사용할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초기에는 손목이 시큰하고 손가락 끝이 저리는 등의 가벼운 통증이 나타나다 손을 주무르면 곧 나아지는 증세가 반복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손목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자는 동안에도 통증을 느껴 잠을 깨기도 해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초기라면 찜질이나 마사지, 약물치료 등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3개월이 지나도 증세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손목을 지나가는 주요 신경을 덮고 있는 통로인 손목 터널(수근관)을 넓혀주는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다.
◇ 짧게는 2시간 길게는 10시간 이상 운전…운전자는 허리 통증
명절에는 좁은 차 안에서 길게는 10시간 이상씩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운전자의 허리의 피로와 통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에 가해지는 압박이 점점 더 무게를 더해가기 때문이다. 보통 서 있을 때 보다 앉아있을 때 허리가 편하다고 느끼기 쉽지만 사실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은 앉아있을 때가 서 있을 때보다 1.4배 더 높다. 따라서 앉아있을 때 특히 자세에 유의해야 한다. 운전 중 허리 통증을 예방하려면 운전 할 때 어깨는 등받이에 붙여야하고 등받이의 각도는 직각보단 약간 뒤로 젖힌 110도나 115도 정도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쿠션 등으로 허리를 받쳐주는 것도 올바른 자세 유지에 도움이 된다. 또 1~2시간에 한 번씩 차에서 내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고 다른 식구와 교대로 운전하는 것도 허리 통증 완화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 시도 때도 없는 스마트폰 이용…아이들은 척추와 관절 통증
어린 아이나 청소년들은 귀성길 차 안에서도, 친척 집에서도 스마트폰을 장시간 붙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 게임, 영화, TV 시청, SNS 등을 이용하느라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닳으면 닳을수록 목과 어깨까 뻣뻣하게 굳는다. 장시간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되면 목이 뻣뻣해져 C자 곡선을 유지해야 하는 목뼈가 일자로 펴지게 된다. 이렇게 목뼈가 변형되면 머리 무게를 제대로 분산시키지 못해 목 근육은 물론 어깨 근육에 부담을 주며 심한 경우 턱관절 장애나 목 디스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이용 시에는 화면을 눈높이와 수평으로 맞추고 턱을 몸쪽으로 살짝 당겨 바라보고, 한 시간에 한 번은 목이나 어깨 등의 스트레칭이 꼭 필요하다.
이에 제일정형외과병원 정형외과전문의 김재훈원장은 "명절에는 평소에 많이 쓰지 않던 손목이나 허리 등을 무리하게 사용해 척추나 관절이 압박을 받기 쉽다"며,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트레칭을 틈틈이 해 통증과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제일정형외과병원 김재훈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