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안 여는 심장병 치료법 다양… 합병증 크게 감소

[전문병원 탐방] 세종병원
국내 유일 심장전문… '사관학교' 명성
심장내과·흉부외과·영상의학과 협진
전통 치료는 물론, 최신 의술 적극 도입

경기도 부천에 사는 김모(81)씨는 지난 추석 무렵 호흡 곤란이 심해 집 근처 대학병원에 갔다. 김씨는 대동맥 판막(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이 좁아져 혈액이 충분하게 나가지 못하는 대동맥 판막 협착증 진단과 함께, 수술을 권유받았다. 고령인 김씨는 가슴을 여는 수술이 부담스러웠다. 김씨는 수술 이외의 치료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심장을 전문으로 보는 세종병원을 찾았다. 이 병원의 심장내과 최영진 과장은 김씨의 영상진단 결과 등을 본 뒤 가슴을 열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토론을 한 뒤, 다리 혈관을 통해 심장의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경피적 대동맥 판막 삽입술'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최 과장 팀은 김씨에게 치료 방법과 장단점 등을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 시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김씨는 "숨이 차는 증세가 사라졌고, 무엇보다도 가슴을 열지 않아서 그런지 큰 통증 없이 치료를 받아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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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심장을 열고 했던 수술을 현재는 환자 부담이 적은 시술로 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사진은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이 하이브리드 수술실(심장병의 진단부터 내과적 시술, 가슴을 여는 수술까지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곳)에서 심장 스텐트 시술을 하고 있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가슴 여는 수술 대신 간단한 시술 확대

김씨처럼 고령의 심장병 환자가 늘면서 과거에는 심장을 열고 했던 수술을 현재는 환자 부담이 적은 시술로 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980년대 막힌 심장 혈관을 다리 혈관을 통해 뚫는 스텐트 시술이 도입돼 흉부외과 수술(관상동맥우회로술)을 상당 부분 대체한 이후, 최근에는 '경피적 대동맥 판막 삽입술' '대동맥 내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경피적 대동맥 판막 삽입술은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하는 시술이다. 대동맥 판막에 문제가 생겨서 수술을 할 경우, 목부터 명치까지를 째고 가슴 중앙의 뼈를 갈라야 한다. 그 뒤 심장을 일시적으로 멈춘 뒤 대동맥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바꾼다.

최근에는 이런 수술 대신 사타구니 부위를 째고 다리 혈관을 통해 특수 관을 판막까지 보내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시술을 한다. 대동맥 내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은 대동맥이 늘어나 찢어지거나 터질 위험이 있는 대동맥류 환자에게 인조혈관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최영진 과장은 "수술을 시술로 대체하면서 환자의 통증·출혈·감염 위험과 함께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수술을 하면 일주일 입원을 하고 1~3개월의 회복기를 거쳐야 하지만, 시술은 3~4일만 지나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질환을 시술로 간단하게 치료하는 기법도 발전하고 있다.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심방세동의 경우 혈전이 잘 생기는데, 이를 막기 위해 평생 항응고제를 먹어야 한다. 최근에는 혈전이 잘생기는 심장 부위(좌심방이)를 기구를 이용해 막아버리는 폐색술을 한다. 수술을 하면 혈전이 안 생겨 약을 안 먹어도 된다.

◇'치료 무기' 많아 최적의 치료법 선택 가능

심장병 치료를 위해 병원을 선택할 때는 전통적인 치료부터 최신 의술까지 가급적 많은 치료를 할 수 있는, '치료 무기'가 많은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우리 병원은 흉부외과 수술 등 전통적인 치료는 물론 최신 의료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의사들끼리 환자의 치료 방향에 대해 매일 토론하기 때문에 환자가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병원은 1982년 개원 때부터 매일 아침 심장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등의 의료진이 모여 치료가 애매한 환자 사례를 놓고 진단과 치료 방향을 상의한다. 또 치료 후에는 결과를 공유하는 컨퍼런스를 연다. 세종병원은 '심장병 명의 사관학교'라고 불리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의료진의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세종병원의 심장 수술 후 환자 사망률은 1% 정도에 불과하다.

◇제2병원, 뇌혈관 분야 집중 육성

세종병원은 국내 유일의 심장 전문 병원이다. 심장병 치료 분야에 있어서는 아시아 톱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못하는 시술이나 수술을 의뢰할 정도로 심장병 치료에 있어서는 대학병원 위의 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3월에는 인천 계양구에 제2병원인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박진식 이사장은 "새 병원에서는 뇌혈관 분야를 집중 육성, 2020년까지 아시아의 대표적인 심뇌혈관 병원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