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집단감염, 유병률 조사해보니 지역 별 최고 8배 차이

    입력 : 2015.11.23 09:49

    서울 양천구의 한 의원에서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무더기로 발견돼 큰 파장을 낳고 있고 가운데 C형 간염의 유병률이 지역별로 최대 8배까지 차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16개 시·도 중에선 부산·전남·경남, 기초 자치구 중에선 진도(전남)·남해(경남)·부산 서구가 유독 높은 C형 간염 유병률을 기록했다.

    2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기모란 교수팀이 전국의 병·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한 20세 이상 성인 C형 간염 환자의 진료 기록 8년 치(2005∼2012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간학회가 발간하는 영문 학술지인 ‘임상분자간학’(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최근호에 소개됐다.

    조사 결과 2012년에 국내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C형 간염 환자 수는 7만3502명(유병률 0.18%)에 달했다. 이는 8년 전인 2005년의 5만2515명(유병률0.14%)에 비해 2만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성별론 C형 간염 유병률(0.19%, 여 0.18%, 이하 2012년 기준)이 엇비슷했으나 지역별ㆍ연령대별론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16개 광역 지자체(시·도, 세종시 제외) 가운데 C형 간염 유병률 1위는 부산(0.35%, 2012년 기준)이고 전남(0.29%)·경남(0.25%)이 그 뒤를 이었다. 광역 지자체 중 유병률이 최저인 곳은 충남(0.06%)으로 부산의 6분의 1 수준이었다. 서울(0.19%)·경기(0.12%)·인천(0.17%) 등 수도권은 전국 평균과 비슷하거나 낮았다. 제주의 경우 2005년 0.15%에서 2012년 0.23%로 가장 가파른 증가 속도를 보였다. 한반도의 남부지역에서 C형 간염이 빈발하고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부산 등의 C형 간염 유병률이 유난히 높은 이유를 정확하게 밝히진 못했다. 기 교수는 “과거에 C형 간염이 일본에서 부산으로 전파됐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오염된 주사기 사용 등 마약 투약이 C형 간염의 감염 위험을 높이는 데 부산의 마약 투약률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기초 지자체 중에서 C형 간염 유병률이 전국 최고인 곳은 전남 진도(0.97%)이고, 다음은 경남 남해(0.9%)와 부산 서구(0.86%) 순이었다. 진도의 경우 같은 전남의 순천·강경(0.11%)에 비해 8배 이상 C형 간염 유병률이 높았다. 부산도 C형 간염 유병률이 최고인 서구(0.86%)와 최저인 사상구(0.28%)의 차이가 3배가량 벌어졌다.
    부산에선 서구와 근접한 중구·영도구·동구, 전남에선 목포·신안, 경남에선 사천·통영의 C형 간염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기 교수는 “전남 진도ㆍ신안 등 해안ㆍ도서 지역의 C형 간염 유병률이 높은 것은 과거에 이 지역 노인들을 상대로 침술ㆍ치아 치료가 무분별하고 비(非)위생적으로 이뤄졌던 것과 상관성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 C형 간염 유병률은 나이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대(0.04%)·30대(0.08%)·40대(0.16%)의 유병률은 전체 평균(0.18%)을 밑돌았지만 50대(0.25%)ㆍ60대(0.38%)ㆍ70대 이상(0.36%)은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한편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체액을 통해 옮겨지는 감염병이다. 과거엔 수혈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흔했다. 요즘은 수혈 전에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검사를 시행하므로 수혈에 의한 감염은 극히 드물다.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대개 비위생적인 주사 바늘·침·면도기·칫솔 등을 통해 감염된다.

    기 교수는 “C형 간염을 예방하려면 목욕탕 등에서 다른 사람의 면도기나 손톱깎이를 사용해선 안 된다”며 “일부 비위생적으로 시술되는 문신ㆍ피어싱을 통한 감염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C형 간염은 아직 효과적인 예방 백신이 없다. 본인의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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