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테스트기로 고환암 잡아낸다고?

입력 2015.07.15 09:04

고환암 30% 발견 가능… 자라면서 임신호르몬 분비하기 때문

지난해 미국 남학생이 호기심에 자신의 소변으로 임신 테스트를 했다가 두 줄이 나와 농담삼아 '나 임신했다'고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이 학생은 댓글 중 '고환암일 수 있다'는 글을 읽고 병원을 찾아 고환암을 발견, 수술을 받았다. 위 사례처럼 남자가 임신 테스트기로 고환암을 찾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고환암 중 일부는 잡아낼 수 있다. 임신을 하면 태반 조직에서 자궁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융모성선 자극호르몬(hCG)이 분비된다. 그런데 고환암 중 융모막 암종이나 일부 정상피종은 자라면서 hCG를 분비한다.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곽철 교수는 "이런 암이 전체 고환암 중 약 30% 정도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고환암을 찾기 위해 일부러 임신 테스트기를 쓸 필요는 없다. 동양인에게 고환암은 굉장히 드물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이형래 교수는 "우리나라의 고환암 발병률은 10만명당 0.5명으로 서양인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며 "고환암을 찾기 위해서라면 고환의 이상을 꼼꼼히 살펴보는 게 낫다"고 말했다.

고환암 자가검진 방법은 ▷샤워나 목욕을 할 때 고환을 충분히 이완시킨 후 손가락으로 고환을 잡고 움직였을 때 통증이 있는지 ▷고환의 앞쪽에서 이물질이 만져지는지 여부다. 이형래 교수는 "고환암 환자들은 고환이 묵직해진 느낌이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고환암은 항암·방사선치료의 효과가 높은 암 중 하나이다. 5년 생존율이 93% 정도다. 곽철 교수는 "한쪽 고환에만 암이 있으면 수술로 제거해도 다른 쪽 고환에서 정자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불임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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