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바이러스는 언제쯤 우리 곁에서 사라질까?

이슈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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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아직 특별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 언제쯤이면 우리나라에서 종식될 수 있을까. 6월 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에서는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특별 세션이 열렸다. 제주의대 미생물학과 이근화 교수가 진행을 맡았고,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와 서울파스퇴르연구소 홍기종 박사가 패널로 참석했다. 특별 세션에서 논의된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무엇인가.
홍기종 서울파스퇴르연구소 박사(이하 홍기종)  2012년에 발견된 바이러스다. 융털이 없는 기도세포에서 증식하는 것으로 이집트 무덤박쥐에서 최초로 발견했다.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은 매우 낮다.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지만 지금까지는 변이의 정도가 내성이나 감염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치사율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만일 변이가 일어나더라도 정도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염력은 어떤가.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이하 김성한) 현재까지(6월 9일자) 나온 데이터에 근거하면 사스보다 전염력이 낮다. 사람 간 전염성도 낮다. 2014년 봄, 1350명 정도의 메르스 감염 환자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나타났다. <잉글랜드 저널>에 따르면 환자의 97%가 병원 내에서 감염됐다고 한다. 사스처럼 지역사회에서 걸린 게 아니었다.

병원 내 감염 환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홍기종
병원은 제한된 실내공간이기 때문에 환기시설에 문제가 있거나 환경오염이 있는 경우 많은 환자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 환자에게 네블라이저(호흡기질환에 사용되는 물이나 약물을 입으로 흡입할 수 있도록 한 기구)를 사용했거나, 환자가 에어노즐(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나 액체 입자)이 생성되는 시술을 받는 경우에는 공기 매개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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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울파스퇴르연구소 홍기종 박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

늦은 초동대처가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 키워

전염력이 사스보다 약한데 우리나라에서 급속도로 퍼진 원인은 무엇인가.
김성한 환자와 환자 사이가 매우 근접한 경우에만 감염이 된다는 섣부른 확신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는 데 한몫 했다. 같은 병실뿐 아니라 같은 병동 환자도 추적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환자가 늦게 격리돼 삼성서울병원이 2차 진원지가 됐다. 또 다인실이 많은 병원 구조, 낮은 예방수칙 준수 및 제한된 병원감염관리 인력, 병문안을 하는 문화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혹시 첫 환자에게 인투베이션(마취가스를 불어넣거나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기도에 삽입하는 관)이나 네블라이저 같은 공기 매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장비를 사용했나? 이런 것 때문에 전파가 많이 된 것은 아닌가.
김성한
첫 환자에게 네블라이저를 사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평택성모병원에선 인투베이션을 사용했다고 들었다.

병원에 있는 소독약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경우도 있나.
홍기종 메르스 바이러스는 병원감염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실제로 소독약에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이런 일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보다 병원이라는 밀집된 공간에서 바이러스가 숙주를 찾는 것이 쉬워 증식이 많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메르스 감염자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어떤 만성질환이 영향을 미쳤는가.
김성한 현재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약 70%였다. 대개 당뇨병이나 호흡기질환이었다. 병원 내 감염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전염되는 것에 비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이 생기는 것 같고, 그래서 사망률도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치사율과 국내 치사율을 비교하면 어떤가.
김성한 메르스 바이러스의 사망률은 일반적으로 30~40%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14년 헬스케어 워커 1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바에 의하면, 사망률은 5%였다.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은 사망률이 한 자릿수 로 줄어들 것으로 본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망률은 중 동 사망률보다 낮지 않을까 생각한다.

혹시 다른 바이러스 감염질환처럼 메르스도 혈청요법 으로 치료가 가능한가. 낙타에 있는 혈청을 이용하는 건 가능한지….
김성한 혈청요법은 신종 전염병 치료에 항상 얘기되는 치료법이다. 메르스의 경우에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어서 현재 치료 지침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하지만 치료 효과가 아직 증명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는 항바이러스제를 조합해서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법을 사용하고 있다. 치료 효과도 혈청요법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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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

현재까지 메르스 감염 환자 대부분 병원 내에서 감염

정말 병원 밖 가족 간에는 감염이 되지 않는가.
김성한 현재까지(6월 9일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병원 감염 외에는 메르스 발병 사례가 없다.(6월 23일 보건당국은 ‘가족간감염’을 인정하며 병원 밖 감염 사례가 등장했다.) 메르스는 사스보다 전염력이 떨어지지만 바이러스 로드가 많아지는 환경에서는 사스처럼 전파력이 강해진다.

환자의 상태가 위중하거나 증상이 생긴 후 일주일 정도 지나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높아지는 시기에 사람이 붐비는 곳에 가거나 밀폐된 공간 에 있으면 전염력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추정하고 있다. 증상이 심한 사람은 아무래도 밖으로 나가기 쉽지 않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 격리되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의 감염은 발생하지 않을 걸로 예상한다.

홍기종 메르스 바이러스가 환자 몸속에서 빠르게 증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포에 갇혀 있다가 증세가 심해 환자가 힘들어 하는 상태가 되면 그때 세포 밖으로 나와 전염력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환자가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는 세포 밖으로 바이러스가 잘 안 나올 수도 있어 타인에게 전염 가능성이 낮다. 김 교수 말대로 전염력이 있는 환자는 이미 아파서 병원에 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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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스퇴르연구소 홍기종 박사

환자 발생 속도가 이전보다는 늦어지는 것 같은데….
김성한 확산 속도가 느려진 건 메르스 발병 환자를 빨리 격리하기 때문이다. 전염병은 병원 내 감염이라는 걸 인지하고 바이러스가 돌고 있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부터 발병률이 줄어든다. 메르스도 병원 내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고, 발병 환자를 빨리 격리하면 빠른 시일 내에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메르스 환자가 있던 곳에서 2m 떨어진 지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공기 감염이 아닌가.
홍기종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사람 입장에선 신기한 현상이다. 국외의 메르스 연구 사례에서는 2m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m 떨어진, 같은 층을 사용한 환자에게서 메르스가 전염됐다. 하지만 단적인 사례만으로 메르스가 공기 감염이라고 섣불리 단정 지을 순 없다. 공기 감염이라면 감염 환자가 훨씬 많이 발생했을 것이다. 2m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 감염된 것도 간호사, 친구 등에 의한 접촉성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

김성한 메르스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공기 감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한 가지 추측하자면 제한적인 공기 흐름에 따라 대기 중에 부유하는 입자가 약간 먼 거리까지 퍼지는 건 가능하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메르스 바이러스는 먼 거리까지 감염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환자가 발생한 곳이 모두 병원이다. 그럼 일반인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우려와 걱정을 키우는 것 아닌가.
김성한 메르스는 지금 한창 연구하고 있는 바이러스다. 현재 데이터로는 사스처럼 지역사회에서 감염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증상이 심해야 전염이 성립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렇기에 차분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스크를 쓰는 건 전염 확산을 방지하는 의미가 있다. 기침이나 고열, 설사 등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마스크 쓰는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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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과학기자대회

정부와 국민 간의 정보 공유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국 정부의 정보 공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 6월 3일 질병관리본부는 SNS 계정을 폐쇄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홍기종 질병관리본부가 국민에게 정보를 공급하는 것이 늦었다. 신속하고 정확하고 밸런스가 갖춰진 정보가 제공돼야 하는데 대부분 잘 지켜지지 않았다. SNS 계정을 폐쇄하는 일은 국민에게 답답함을 가중시켰을 것이라 생각한다(이후 다시 오픈됐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막혔으니 말이다.

메르스를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뭔가.
김성한 사람들은 접촉 환자가 증상이 있는 상태로 택시를 타거나 의료진이 옆에 있는 환자를 잠깐 진료했는데 감염됐을 거라고 과도한 염려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팩트를 봐야 한다. 메르스가 나타난 환자는 상태가 심각한 환자를 근접해서 봤을 때 전염됐고, 병원에서 일어났다. 과도하게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요양원이나 병원은 전염 경로를 빨리 차단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홍기종 메르스의 확산을 차단하는 포인트를 놓쳤다. 현재 상황으로서는 검역 범위를 잡는 것도 사실상 힘들어졌다. 하지만 사후조치가 잘 진행되고 있어서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앞으로 정부는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빨리 반영해야 한다. 환자 추이나 정부와 의료기관이 예상하는 시나리오를 국민에게 알려서 빨리 공유해야 한다. 국내에 좋은 의료시설도 많으니 협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직까지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특별한 치료약이 없고, 백신 후보 물질도 많지 않다. 메르스 바이러스뿐 아니라 앞으로 신종 바이러스는 반복해서 창궐할 거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홍기종 바이러스 감염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전염 확산을 막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또 신종 감염병의 사망 원인을 살펴봤을 때 발견한 공통점은 패혈증이었다. 패혈증 조절 약물을 찾고 치료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메르스 같은 바이러스는 병원 감염이 주된 원인이므로 병원체의 농도나 실시간 상황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나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홍기종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첫 감염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들어온다. 그래서 첫 환자를 철저하게 조사해서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환자가 손 씻기 같은 개인위생 수칙을 병원에서 잘 지켰다면 사태가 커지는 것을 방지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번 계기로 표준 지침을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을 교훈 삼아야 하지 않을까. 국내 의료시스템은 최고 수준이고 정부의 정비도 잘 돼 있다. 이런 인프라를 이용해 우리에게 올 수 있는 감염병을 연구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