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드라마 보면 눈물이…' 남자도 갱년기 앓는다

입력 2015.05.27 06:00

40代의 24% 정도가 겪어
근육량 줄고 발기력 저하… 꾸준히 운동하면 증상 완화

직장인 차모(49)씨는 얼마 전부터 드라마의 슬픈 장면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어 아내에게 '냉혈동물'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자신도 당황스러웠다. 회사에서 부하직원들에게 짜증 섞인 화를 내는 일도 잦아졌다.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남성 갱년기'라고 했다.

남성 갱년기 신호
남성호르몬이 줄면 남성도 갱년기가 온다. 40대 중반 이후에 생긴 발기부전은 남성 갱년기의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여성만 갱년기를 겪는 게 아니다. 중년 남성 중에 우울하거나 피로가 풀리지 않거나 잠을 잘 못 자는 등 갱년기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남성들도 중년이 되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줄면서 심신에 변화가 생긴다"며 "다만 그 정도가 여성보다 크지 않고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잘 모를 뿐"이라고 말했다. 테스토스테론 같은 남성호르몬은 사춘기에 분비량이 급격히 늘어 20대 초반에 최고치를 기록하다 매년 약 1%씩 줄어든다.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3.5ng/㎖ 미만이면 '갱년기'로 진단하는데, 대한남성과학회에 따르면 남성갱년기 유병률은 40대 24%에서 점차 늘어 70대 이상은 44% 정도다.

남성호르몬이 줄면 감정의 변화뿐 아니라 몸에도 변화가 생긴다. 근육량이 줄고 지방이 늘어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대사질환이 늘고 골다공증이나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이보다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변화는 '발기력 저하'다. 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은 "발기력이 예전만 못하거나 발기가 잘 안 돼 병원을 찾았다 남성 갱년기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호르몬 수치가 너무 낮은 사람은 발기부전치료제를 써도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갱년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규칙적인 근력운동만 해도 증상을 줄일 수 있다. 이성원 교수는 "남성호르몬 감소로 근육량이 줄면 근육조직이 지방으로 변해 살이 찌고 여성호르몬이 늘어나 갱년기 증상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며 "근력운동을 하면 근육세포가 지방으로 바뀌는 것을 줄여 갱년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너무 낮으면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형기 원장은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전립선암을 빨리 자라게 할 수 있는 만큼 보충요법 이전에 전립선암 검사는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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