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질환, 오래 앉아 생기는 病…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야 예방"

입력 2015.05.07 04:00

[명의에게 듣는다] 척추치료 1세대 김영수 병원장

허리디스크, 전년 대비 18% 증가
척추관 협착증, 5년새 크게 늘어

"무증상 디스크, 치료 불필요
의사들, 영상검사에 의존 말고
손으로 만져가며 진찰해야"

"열심히 살다보면 척추질환이 생길 수 밖에 없어요. 일종의 현대병이죠."

1975년부터 40년간 디스크, 협착증 같은 척추 질환자를 보고 있는 김영수병원의 김영수 병원장의 말이다. 척추질환은 대표적으로 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척추관 협착증이 있다. 2014년 허리디스크로 입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연간 27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7.9%, 5년 전인 2010년보다 무려 73%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2008년 64만명에서 2012년에는 114만명으로 크게 증가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 요즘 척추질환이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김영수 병원장은 "현대인의 생활습관 때문"이라며 "밤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공부하다 보면 많이 앉아있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척추에 부담이 가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같은 병이 잘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척추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병이 아니다. 10대(代) 시절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20대 척추 건강은 달라질 수 있고, 20~30대의 생활은 40대 이후의 척추 건강에 영향을 주게 된다. 척추질환 명의 김영수 원장에게 현대인의 척추 건강법과 척추 질환을 현명하게 치료하는 법에 대해 물었다.

앉아있으면 척추 디스크에 체중의 2배의 무게가 실려 디스크가 변성된다. 김영수 병원장은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 허리를 움직이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앉아있으면 척추 디스크에 체중의 2배의 무게가 실려 디스크가 변성된다. 김영수 병원장은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 허리를 움직이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오래 앉아있는 생활이 문제다

―오래 앉아있으면 왜 척추질환이 생기나?

"척추질환은 대부분 디스크 변성 때문에 온다. 디스크는 스프링 같아서, 앉으면 체중이 디스크에 과도하게 실리면서 짓눌리고 찌그러진다. 이 상태가 오래 되면 디스크의 탄력이 떨어지고 튀어 나와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추간판탈출증)가 된다. 앉아 있으면 디스크에 체중의 2배가 실린다.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삐딱하게 앉으면 디스크에 체중이 2.5배가 실린다. 반면에 서 있으면 체중의 1.5배, 누우면 3분의 1이 실린다. 요즘엔 10대까지 척추질환을 앓는데, 입시공부 때문에 12시간 이상 앉아있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어쩔 수 없이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척추질환을 예방할 수 있나?

"앉아서 일하거나 공부하더라도 적어도 1시간 마다 한 번씩 2~3분 정도는 일어나야 한다. 잠깐 서있는 것만으로도 산소와 피 공급이 원활해지며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상체를 앞뒤, 양옆으로 움직이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더 좋다."

척추 과잉치료 논란

―척추 질환자가 급증하는 이유가 모두 생활습관 탓이라고 할 수 있나.

"20~30년 전에는 엑스레이로만 진단을 했다. 그래서 심하지 않은 병은 진단이 안돼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30년 전에 CT, 20년 전에 MRI가 도입되면서 척추질환 진단이 많아졌다. 영상검사로 너무 잘보이니깐 치료가 필요없는 무증상 디스크 환자까지 진단해서 치료를 하는 의사들이 많다. 발달한 영상검사가 역설적으로 오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과거보다 치료도 많이 늘었는데, 그 이유는?

"10여 년 전부터 비수술 요법 시행되면서 병원들의 시술·수술 건수가 확실히 늘었다. 과거에는 수술이 아니면 물리치료를 했다. 요즘에는 척추 신경에 직접 스테로이드 약물을 주입하고(신경성형술), 디스크에 고주파 열을 가해 크기를 줄이는(고주파 수핵감압술) 등 간단한 비수술 요법만 해도 효과를 보는 환자들이 많다. 10명 중 7명은 낫는다. 다만 영구적으로 낫는 것은 아니고 신경성형술의 경우 시술을 하면 2~5년 정도 괜찮다. 고주파 수핵감압술은 시술 효과가 반영구적이다."

―비수술 치료에 대한 비판은 왜 자꾸 나오나?

"신경성형술의 경우 30%가 안 낫고 영구적인 치료도 아닌데, 왜 하냐는 것이다. 그러나 비수술 치료를 비판하는 의사들은 해보지도 않고 비판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환자들은 근본적으로 수술을 싫어한다. 수술은 합병증이나 늦은 회복에 대한 부담이 있다. 비수술 치료는 이런 부담이 없고, 쉽게 통증이 없어진다. 수술 역시 10%는 실패를 한다. 수술은 실패를 하면 달리 손쓸 방법이 없다. 척추 질환자에게 처음부터 수술만 권하기 보다 비수술 치료라는 선택 사항을 제시하는 것이 왜 나쁜가."

―수술을 해야하는 환자도 있지 않나?

"꼭 수술 할 사람을 가려내 적합한 치료를 받게 하는게 척추 명의의 중요한 요건이다. 우리 병원만 해도 척추 질환자 중 20~30%는 수술을 한다. 수술을 해야 하는 사람은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때문에 팔 다리에 마비가 온 사람이다."

―척추 병원에서 필요없는 치료를 할 때도 있나?

"디스크 환자 중 30%는 사진 상에는 디스크이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는 무증상 디스크이다. 이들은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치료를 통해 해당 부위를 건드리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잘 유지하고 있던 근골격계의 밸런스가 깨지기 때문이다."

영상 검사에만 의존하면 안돼

―척추병원에서 오진을 하는 경우는 없나?

"의사들이 진찰을 안하기 때문에 오진은 늘고 있다. 척추 질환을 진단하려면 진찰과 환자 증상, 영상검사 결과를 잘 살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진찰이다. 그러나 많은 의사들이 환자 진찰은 안하고 영상만 보고 진단한다. 환자를 직접 만져보고 움직이게도 해봐야 한다. 영상만 봐서는 모른다."

―수많은 척추병원과 의사 중에서 어떻게 옥석을 가려내나?

"해당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의 얘기를 듣는 게 가장 믿을 만하다. 치료도 무조건 수술이나 비수술 요법을 시작하기보다 물리치료와 투약을 2~3주 정도 한 뒤 효과가 없으면 비수술 요법을 하고 수술은 마지막에 하는 등 단계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척추 건강 지키는 세가지 포인트

―척추 건강법 세가지만 추천한다면.

"첫째, 바른 자세를 지켜야 한다.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90도로 허리를 세운다. 둘째, 앉아 있더라도 적어도 1시간에 한번은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 아침·저녁으로 국민보건체조를 두번 정도 하는 것도 근골격계를 이완하고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셋째, 무거운 것을 갑자기 들지 않아야 한다. 젊은 척추 질환자는 거의 대부분이 갑자기 무거운 것을 들다 삐끗해서 온다. 심하면 디스크가 탈출하기도 한다."

김영수 병원장이 추천하는 척추 건강법

1 앉을 땐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90도로 허리를 세운다.

2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한다.

3 무거운 것을 갑자기 들지 않는다.

4 1주일에 2~3회, 40~50분씩 속보(速步)를 한다.

5 비타민D 영양제를 먹는다.

김영수 병원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20여 년간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과장·척추센터 소장을 지냈다. 국내 최초로 허리·목 디스크 수술에 미세내시경을 이용했다. 약물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녹여 없애는 디스크 비수술 치료를 국내 최초로 시도했다. 나사못 대신 형상기억합금 스프링을 이용한 ‘움직이는 척추 고정 수술’도 처음 국내에 도입했다. 2006년에는 미국 척추 관련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다.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

디스크는 척추에 과도한 힘을 받아 갑자기 디스크가 탈출해 신경을 자극하는 질환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혈관의 동맥경화증처럼 디스크와 척추 주변의 뼈, 인대 등이 딱딱하게 굳어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을 막아 발병한다. 디스크는 30~50세, 척추관 협착증은 주로 50세 이후에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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