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질환 '응급시스템'… 2시간 만에 수술, 절반 단축해 사망률 14%에서 1%로

입력 2015.04.15 05:30

[헬스 특진실] 강남세브란스 대동맥클리닉
연간 수술 250건, 국내의 25%… 환자 절반은 他 병원서 보내
가슴 안 여는 첨단수술 채택

평소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던 최모(68·경기 평택시)씨는 지난달 초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 집 근처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심장과 바로 연결된 혈관인 대동맥 부위가 늘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대로 두면 하루 이틀 내에 대동맥이 터질 응급상황이었다. 응급실 의사는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송석원 교수에게 연락했다. 최씨의 CT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받은 송 교수는 바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라고 판단, 모니터의 'RAPID' 메뉴를 클릭했다. 그러자 응급실·수술실, 마취과·영상의학과 교수 등의 컴퓨터에 응급환자 발생을 알리는 빨간색 경고창이 떴다. 환자의 CT사진은 의료진 모두에게 보내졌고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에 수술실, 중환자실 공간은 물론 수술에 필요한 혈액과 수액이 모두 준비됐다. 최씨가 병원에 도착한 지 5분만에 수술이 시작됐다. 사타구니에 있는 혈관을 통해 늘어진 대동맥 부위에 스텐트를 삽입, 혈관이 터지지 않게 했다. 스텐트를 넣게 되면서 막히게 된 뇌동맥은 끊어서 대동맥에 새롭게 연결하는 대동맥우회로술을 했다. 우회로술을 하는데 가슴을 열지 않고 쇄골 밑 5㎝ 정도만 째고 했다. 병원 도착 2시간 만에 최씨의 수술이 끝났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대동맥클리닉 송석원 교수가 다른 병원에서 보낸 대동맥 환자의 혈관에 스텐트를 넣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대동맥클리닉 송석원 교수가 다른 병원에서 보낸 대동맥 환자의 혈관에 스텐트를 넣고 있다. 이렇게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의뢰한 환자가 절반정도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수술시간 단축… 고령환자 체력부담 줄여

대동맥류(대동맥이 늘어지면서 혈액 고임)나 대동맥박리(혈관 안쪽 찢어짐)는 원래 망가진 혈관을 잘라내고 인조혈관을 대치하는 수술을 한다. 그러려면 피부를 째고 갈비뼈를 절단한 후 심장을 멈추게 하고 대신 심장 역할을 하는 체외순환기를 돌려야 한다. 체온이 27도로 내려갈 때까지 기다린 후 온몸의 혈액순환을 모두 차단한 후 수술한다. 수술시간은 5시간 이상 걸리고 수술 이후 폐렴이나 콩팥 합병증의 위험이 높다. 사망률도 25~30%다. 최근에는 대동맥수술도 하이브리드를 많이 한다. 이종(異種)결합이라는 뜻인데, 혈관을 끊어 다른 혈관에 붙이는 우회로술과 스텐트 삽입술을 함께 하는 것이다. 송석원 교수는 "가슴을 열지 않고 쇄골 밑 5㎝ 정도만 절개하며, 수술도 빨리 끝낸다"며 "환자가 체력 부담이 적어 결과적으로 환자의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동맥류 환자 수술에 걸리는 시간 비교
◇응급시스템 정비… 사망률 14%에서 1%로 낮춰

최씨를 수술하면서 송 교수가 선택한 'RAPID' 메뉴는 대동맥 응급수술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이 병원만의 응급시스템이다. 병원으로 전화가 오면 의뢰받은 병원과 환자 상태를 확인해 관련된 의료진과 환자 정보를 공유한다.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시간 동안 바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끝낸다.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2010년 이전에는 이 병원의 대동맥수술 사망률은 14% 정도였지만 시스템 본격 가동 후 급격하게 줄어 지난해에는 사망률이 1%에 불과했다. 초응급상황인 급성대동맥박리(대동맥 내벽이 찢어진 것으로 그대로 두면 혈관이 찢어져 혈액이 혈관 밖으로 퍼짐)의 경우 지난해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국내 대동맥수술 4분의 1 담당

국내에서 시행되는 대동맥수술은 한 해 1000여건인데,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이 중 250건 정도를 한다. 이중 절반이 다른 병원에서 환자를 보내는 경우다. 환자의 신체부담은 줄이는 하이브리드 수술실력과 생존률을 높이는 RAPID 시스템을 다른 병원에서도 인정한다는 의미다. 송 교수는 "대동맥질환은 고령질환이기 때문에 환자의 체력적인 부담을 줄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스텐트 기술이 더 발달하면 가슴을 여는 수술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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