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노화 막고 소화 돕는 알로에, 면역력 높여 암에도 효과

입력 2015.03.17 08:00

알로에 겔에 든 다당체가 '이로운 효과'
암 치료·체지방 감소 연구 결과도 나와
'알로엑스골드'가 다당체 함유량 많아

알로에는 인류가 사용한 가장 오래된 약용 식물 중 하나다. 기원전 4000년경에 세워진 이집트 사원의 벽화를 비롯해 고대 수메르의 의사가 기록한 석판, 이집트 고문서 등에 질병 치료와 미용을 위해 알로에를 썼다는 기록이 있다.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알로에가 유럽을 거쳐 중국에 전해지면서 자연스레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나오는 '노회(蘆�)'가 알로에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노회는 어린이 만성 허약증을 치료하고 기생충을 죽이며 치루, 옴, 열성 경련을 다스리는 데 효과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알로에 농장인 유니베라의 멕시코 탐피코 농장.
세계에서 가장 큰 알로에 농장인 유니베라의 멕시코 탐피코 농장. /유니베라 제공
◇피부 질환에 쓰다 점차 사용 범위 넓어져

알로에가 본격적으로 의학에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다. 당시 엑스레이를 찍는 의사들은 손가락 관절 화상 때문에 염증이 잦았는데, 이를 없애는 데 알로에 겔(알로에 껍질을 벗기면 나오는 끈적이는 물질)을 썼다. 2차 세계대전 후 일본에서는 원폭 피해자들의 피부 궤양 치료에 썼다.

우리나라에서 알로에로 유명한 업체가 유니베라(전 남양알로에)다. 유니베라 설립자인 故 이연호 회장은 원래 경기도 화성에서 금속 공장을 운영했다. 1970년대 중반 간경변을 앓았던 이 회장은 알로에로 간경변 증상을 고친 후 본격적으로 알로에를 키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공장 한 켠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알로에를 키웠지만 추운 겨울을 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이 회장은 1988년 미국 텍사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해외에 농장을 세웠다. 유니베라는 미국 텍사스, 멕시코 탐피코, 중국 하이난 등에 알로에 농장을 운영 중이다. 이 중 탐피코 농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알로에 농장이다.

◇알로에 다당체가 면역력 키워

알로에에서 의학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알로에 겔에 든 다당체다. 다당체는 당분이 고리처럼 연결된 고분자 물질을 말하는데, 몸속에 들어가면 세포와 조직의 활동을 촉진해 이로운 효과를 낸다. 다당체는 알로에뿐 아니라 홍삼이나 인삼, 헛개나무, 버섯 등에도 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들 재료를 건강기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도 다당체 때문이다.

알로에는 면역력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알로에는 면역력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유니베라 제공
유니베라는 1993년부터 국내외 대학과 산학협력을 통해 알로에 다당체의 과학적 효과를 밝히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최근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예전처럼 단순히 피부노화를 막고 소화를 촉진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정도가 아니라 면역력을 높여 암을 치료하는 데에도 알로에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북대 약대 이종길 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대장암에 걸린 쥐에게 알로에 다당체를 먹였더니 대장 용종이 줄어들었고 백혈병에 걸린 쥐에게 알로에 다당체를 먹였더니 백혈구 수치가 정상으로 되돌아 왔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당뇨병 전단계인 성인들에게 8주 동안 알로에 다당체를 먹였더니 체지방 감소와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를 내기도 했다.

알로에 다당체 중에서도 면역력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성분이 '에이스만난'이라는 다당체다. 유니베라 웰니스연구소 도선길 소장은 "에이스만난은 면역세포의 수를 늘리고 면역세포들이 주고받는 신호를 강화해 면역세포들이 활발히 활동하도록 돕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효과는 좋지만 알로에 속 다당체는 양이 너무 적다. 알로에 겔은 수분이 99.5%이고 나머지 0.5%가 다당체, 아미노산, 무기질, 사포닌 등 영양분인데, 이 중 다당체는 3%에 불과하다. 알로에 겔 1㎏ 속 다당체 양이 150㎎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알로에 다당체만 300㎎은 먹어야 효과

면역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알로에 다당체는 하루 300㎎ 이상이다. 알로에 겔로만 이를 채우려면 하루에 알로에 겔을 2㎏ 이상은 먹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현실적으로 알로에 겔을 먹어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를 보기에 불가능하다. 유니베라의 건강기능식품인 '알로엑스골드 맥스P'는 국내에서 알로에 다당체가 가장 많은 300㎎이 들었다. 도선길 소장은 "다당체를 하루 300㎎ 이상 먹으면 백혈구가 활발히 만들어져 면역력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알로엑스골드 맥스P는 주스 타입으로 하루에 150mL씩 먹으면 알로에 다당체 300㎎을 섭취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