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개선' 화장품 쓰는 당신, 속으셨군요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화장품 허위·과장 광고 적발 건수가 2009년 247건에서 2013년 2만1347건으로 약 85배 많아졌다. '아토피·여드름을 개선한다' '바르는 필러·보톡스다' '피부 세포를 재생시킨다'는 식으로 의약품과 비슷한 효과를 강조하지만 실제 효과는 없는 화장품이 계속 늘고 있다는 의미다. 기능성 화장품 광고에 현혹돼 비싼 값에 화장품을 샀다가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기능성 화장품의 실체를 제대로 알아야 후회하지 않는다.

◇여드름 치료 효과 내는 화장품 없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여드름 개선' '아토피 피부염 완화' '피부 재생'을 강조하는 화장품 광고는 허위·과장이다. 식약처에서 인정하는 화장품의 기능성은 주름 개선, 미백(피부를 희게 만든 것), 자외선 차단 등 3가지뿐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주름 개선, 미백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면 '기능성' 표시와 함께 효능과 원료 등이 상세하게 적힌 제품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주름 개선 제품에는 레티놀·아데노신, 미백 제품에는 닥나무추출물·알부틴, 자외선 차단 제품에는 글리세릴파바·징크옥사이드 같은 특정 성분이 기준치 이상 들어 있어야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받는다.

◇기능성 화장품도 주름·잡티는 완벽히 못 막아

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이라도 주름을 완전히 없애지 못 하고, 미백 기능성 화장품을 바른다고 잡티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식약처는 특정 기능성 원료가 일정 수준 이상 들어 있기만 하면 주름 개선이나 미백 효과가 있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한다. 그런데 함유 기준이 0.04~5% 정도로 낮기 때문에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열린사이버대 뷰티건강디자인학과 이은주 교수는 "주름 개선, 미백 기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해도 일반 화장품에 비해 효과가 조금 더 있을 뿐"이라며 "의약품처럼 피부 문제를 완전히 개선하지 못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효과가 단시간에 눈에 띌 정도로 난다면 수은 등 금지 성분이 들었을 수 있다.

다만, 자외선 차단 기능성 화장품은 발랐을 때와 바르지 않았을 때의 차이가 크다. SPF(자외선B 차단 지수)가 30인 것을 바르면 자외선을 97%나 막을 수 있다.

◇각질 제거하면 기능성 화장품 효과 높아져

기능성 화장품 자체의 효과는 크지 않지만, 피부 관리를 통해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은주 교수에 따르면, 각질을 주기적으로 없애면 기능성 화장품 속 성분이 피부에 더 잘 흡수된다. 각질은 보통 28일을 주기로 생겼다가 떨어지는데, 나이가 들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화장을 자주 하면 주기가 길어진다. 따라서 1~2주에 한 번씩 각질 제거용 팩이나 클렌저를 사용해서 각질을 없애는 게 좋다. 피부가 민감하다면 알갱이가 든 스크럽 제품을 쓰면 안 된다.

비싼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피부 주름을 방지하고, 밝은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 원장은 "세안 후에 즉시 보습 화장품을 바르고, 물을 자주 마셔서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면 주름이 잘 안 생기고 피부가 깨끗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