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와 죽순, 오징어는 물론 그릇 옆으로 묻어나는 빨간 고추기름까지. 진짜보다 더 매콤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짬뽕밥 그림에 침샘이 절로 자극된다. 금방이라도 하얀 쌀밥 푹푹 말아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실제보다 ‘맛있고 재미있는’ 음식 얘기를 담은 웹툰 《오무라이스 잼잼》이 최근 화제다. 몇 컷 안 되는 만화 속에 음식의 모양과 역사, 요리법, 영양까지 자세하게 담겨 있다. 그런데 등장하는 음식 사이에는 공통 분모가 없다. 나라별 음식도 아니고, 지역별 음식도 아니다. 그렇다고 건강식만 모아 놓은 것도 아니다. 그냥 잡다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을 열광시킨다. 이 만화를 그리는 작가의 음식철학이 궁금해졌다. 《오무라이스 잼잼》의 작가 조경규를 만나 물었다.
조경구 작가 (사진=조은선 기자)
아파서 식욕 잃은 사람에게 입맛 찾아주고 싶어
구릿빛 피부에 건장한 체격, 짧게 쳐낸 머리가 건강해 보인다. 작가 조경규는 “웹툰을 그리다보면 밤낮없이 일할 때가 있지만 저는 참 건강해요. 아마도 뭐든지 잘 먹어서 그런 것 같아요”라고 첫마디를 내뱉는다.
(이미지=헬스조선DB)
그는 정말 잘 먹는다. 건강식은 물론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 음식, 라면, 피자, 치킨 등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다. “잡곡밥이 먹기 싫은데 몸에 좋다고 억지로 매일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될까 싶어요. 유기농채소만 먹다가 우울증에 걸려 일찍 죽은 사람이 있는 반면, 라면만 먹었는데도 90살까지 건강하게 살았다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가 웹툰에 다루는 음식은 폭넓다. 콜라, 라면, 구호식량, 햄버거, 핫케이크 등 먹는 음식이라면 다 다룬다. “물론 다 먹어본 음식이지요. 먹어 보지 않고 어떻게 그리겠어요. 즐겁고 맛있게 먹은 음식의 느낌을 그림으로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에요.” 소식(小食)을 권하는 시대에 무슨 음식이든 큼직하고 푸짐한 것도 《오무라이스 잼잼》의 특징이다. “건강하려면 식욕이 좋아야 해요. 몸이 아파 식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제 그림의 풍성함과 넉넉함을 보고 식욕을 찾아 잘 먹고 건강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림만 맛있는 웹툰은 싫어, 유용한 정보 담으려고 노력
국적을 뛰어넘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먹어 보고 그릴 수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어려서부터 미국,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생활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먹어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먹어 보지 못한 음식을 다루고 싶어질 때는 비용을 아끼지 않고 그 나라에 직접 가기도 한다. “붕어빵을 주제로 하는 만화를 그릴 때 일본에는 도미빵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먹어본 적이 없어 가족 모두 데리고 일본에 가서 도미빵을 먹고 온 적이 있어요.” 경험이 전부가 아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정보가 많고 재밌는 요리책은 모두 구입해 집에 소장하고 있다. 음식에 대한 역사와 영양가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그는 “그냥 맛있는 그림이 그려진 웹툰이 아니라 제대로 된 올바른 정보가 담긴 웹툰을 그리고 싶습니다. 이를 위한 공부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1월엔 온 가족이 모여 햄버거 먹을까요?
(이미지=헬스조선DB)
2015년 1월에 온 가족이 모여 먹으면 좋을 음식을 물었다. 그는 큰 고민 없이 ‘햄버거’라고 말했다. 정초에 가족끼리 먹을 음식에 햄버거라니, 의아했다. “햄버거는 여러 재료가 하나로 어우러져 있어 ‘화합’의 의미가 있고, 가족 구성원 각각이 좋아하는 재료를 모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모두 모여서 먹기에 좋은 음식이 아닌가”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조 작가는 “햄버거 자체가 정크푸드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가족이 좋아하는 재료를 밥이나 빵 사이에 끼워서 건강하게 만들어 먹으면 그 어떤 음식보다 건강한 음식이 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1월에 아내, 아들, 딸과 함께 그들이 좋아하는 햄버거를 먹을 생각이다. 그림처럼 고기, 치즈, 토마토, 양상추가 적절히 들어 있는 것이다. 조 작가네 가족만의 햄버거 이야기가 담긴 웹툰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