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 망가지는 '어린이 하이힐'

입력 2014.10.31 13:00
어린이라면 굽이 높은 하이힐보다 운동화를 신는 게 좋다.
조선일보 DB

최근 유치원에 다니는 여자 어린이들 사이에서 '하이힐'이 유행하고 있다.

엄마와 같은 모양의 신발을 신고 싶다고 말하거나, 유치원에서 높은 굽의 화려한 신발이 유행한다는 이유다. 실제로 남대문 아동복 시장에서는 굽 3cm가량의 아동용 하이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동용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마찬가지다. 외국 유명배우 톰크루즈의 딸 '수리'가 신었던 것과 비슷한 모양으로 어린이용 하이힐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곳도 있을 정도다.

유치원에 다니는 5~7세 어린이의 평균 키는 110~122cm다. 대개 어린이용 하이힐은 2.5~3cm 정도. 키에 비하면 높은 굽이라 문제가 된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이승철 원장은 "하이힐은 여성의 몸매를 돋보이기 위한 구두로, 엉덩이는 뒤로 빠지고 가슴은 앞으로 나가는 자세가 된다"며 "이런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몸에 힘이 들어가는데, 어린 아이들은 그만한 힘이 없어 자세가 엉거주춤해지기 쉽다"고 말했다. 까치발을 드는 자세로 발끝에 힘이 몰린 체 오래 서 있거나 걷게 되면 발 모양이 틀어져 무지외반증이 올 수도 있다. 허리 균형이 무너져 목이나 등에 통증이 오기도 쉽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걷다가 골절이 생기기도 한다.    

이승철 원장은 "각종 관절·척추 질환은 나쁜 습관에서 시작되는데, 어릴 때 높은 굽의 신발을 신으면 어릴 때부터 좋지 않은 걸음걸이를 가지는 습관을 길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