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이 최근 5년 새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산후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이 2009년 125명이었으나 2013년 214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평균 14.4%가 증가한 것으로, 정신과 질환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다. 산후 우울증은 단순히 산모가 우울감을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극단적으로는 산모가 아이를 살해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실제로 출산 여성의 50~85%는 '산후 우울 기분'을 겪는다. 산후 우울 기분은 출산 후 2~4일째에 불안감·초조함·우울감 등으로 나타나며, 5~7일째에 심해지다가 2주일가량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러나 산후 우울증은 산후 우울 기분과 다르다. 산후 우울증을 겪으면 출산 후 1년이 지나도 증상이 나타날 만큼 발병 시기가 다양하고, 증상이 심하다. 산후 우울증을 느끼는 여성들은 아이를 돌보지 못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산후 우울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경우, 임신 기간 중 우울감을 경험한 경우, 모유 수유를 갑자기 중단한 경우 발병 위험이 크다. 산후 우울 기분을 겪는 산모의 20~25% 정도는 산후 우울증으로 진행되는데, 산후 우울증이 생기면 아이를 해치는 등 극단적인 상상을 하게 되므로, 산후 우울 기분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산후 우울증은 다음과 같은 10가지 증상 중 9개 이상에 해당하면 산후 우울증으로 볼 수 있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작은 일에 쉽게 동요한다 ▷다른 사람과 얘기하고 싶지 않다 ▷어떤 일에도 의욕이 안 생긴다 ▷평소 좋아하던 일도 하기 싫다 ▷특별한 이유 없이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사소한 일에도 울적해져 눈물이 난다 ▷어느 누구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 같다 ▷마음이 뒤숭숭하고 안정되지 않는다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초조하다 ▷안 좋은 일이 계속 일어날 것 같다 등이 항목에 해당된다.
만약 산모가 산후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면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산모가 가족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또, 산모가 육아 및 가사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산모가 오랜시간 동안 아이와 단둘이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우울한 기분이 더 심해지거나, 충동적으로 아이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산후 우울증의 치료는 배우자와 함께 하는 가족치료나, 아이와 함께 모자치료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