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모야모야병의 치료에 복합혈관문합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정은·조원상 교수팀에 의해 밝혀졌다. 김정은 교수는 "소아 모야모야병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 치료가 효과적임이 잘 알려져 있지만, 성인 환자의 수술 치료 효과 여부에 대한 장기 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모야모야병은 뇌 혈관이 이유 없이 서서히 좁아지면서 주변에 모야모야라는 이상 혈관이 생기는 병이다. 심하면 두통뿐 아니라 뇌출혈, 의식장애, 신경장애 등이 생긴다. 증상이 경미하면 경과만 관찰하면 되지만, 위중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일본, 중국, 한국 등 동양인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아는 주로 뇌허혈 증상이 생기고, 성인은 뇌출혈과 뇌허혈 모두 발생할 수 있다.
김정은·조원상 교수팀은 이 번 연구에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60명의 환자에게 시행된 77건의 복합혈관문합수술을 5년 이상 장기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복합혈관문합수술을 받은 환자의 연간 뇌경색 발생률은 0.2%, 연간 뇌출혈 발생률은 0.4%였다. 이는 같은 병원에서 수술 없이 경과만 관찰한 환자 241명의 연간 뇌경색 발생률 3%, 뇌출혈 발생률 4.3% 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또한, 복합혈관문합수술을 받은 환자의 5년 무(無)뇌졸중 생존율이 98.7%인 반면, 수술 없이 경과만 관찰한 환자는 83%에 그쳤다. 이번 연구는 뇌혈관질환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Stroke' 최신호에 게재됐다.
모야모야병을 치료하는 수술에는 직접혈관문합술과 간절혈관문합술, 그리고 이 번 연구에서 효과가 밝혀진 복합혈관문합수술이다. 직접혈관문합술은 두개(頭蓋) 밖의 혈관을 끌어다가 두개 내의 혈관과 직접 연결하여 우회로를 만들어, 허혈인 뇌 부분에 혈류를 공급하는 수술이다. 뇌 혈류량이 부족할 때 즉시 뇌 혈류를 증가시켜 준다. 그러나 수술 시간이 길고 뇌부종이나 뇌출혈 등 수술합병증이 올 수 있다.
간접혈관문합술은 두개골과 뇌경막(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을 열고, 두개 밖의 혈관을 뇌 표면에 얹어 신생혈관이 뇌 안으로 자라게 하여, 허혈인 뇌 부분에 혈류를 공급하는 수술이다. 뇌혈관이 자라 들어가면 뇌 혈류의 지속적인 증가에 큰 도움을 주며, 수술 시간도 비교적 짧다. 그러나 신생혈관들이 뇌 속에 뿌리를 내리는데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복합혈관문합수술은 직접혈관문합술과 간접혈관문합술의 장점을 취합해 사용하는 수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