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관장 디톡스 '거슨요법'

지난 호에서는 우리 몸속에 축적된 독소와 오염물질을 제거해 찌꺼기나 죽은 세포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방법인 해독요법의 전반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에는 해독요법 중 하나인 ‘거슨요법’에 대해 알아본다. 거슨요법은 디톡스 식이요법의 원조 격이다. 미국에서 70여 년간 수많은 사람이 시도해온 거슨요법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척추암이 사라졌다

미국 뉴욕에서 샬롯이라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실제로 겪은 얘기다. 샬롯은 1945년 유방암으로 유방절제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5년 후 암이 재발했고, 또 2년 후엔 척추로 전이됐다. 주치의는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샬롯은 암치료를 위해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다 마지막으로 막스 거슨(MaxGerson) 박사의 병원을 찾았다. 그곳에서 5주간 치료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와 거슨요법을 꾸준히 실천했다. 얼마 뒤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척추암이 사라졌으며, 피아노를 옮길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독일에서 태어난 거슨은 베를린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이민 후 뉴욕에 정착했다. 그는 기존 약으로 치료되지않던 자신의 만성편두통을 식이요법으로 치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거슨 식이요법’을 완성하고 병원을 개업했다. 거슨이 시도한 자연식 위주의 식사는 당시 만연하던 결핵이나 천식은 물론 관절염, 심장병, 축농증, 위궤양, 대장염,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간장 질환에는 놀랄 만큼 큰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당시 폐결핵을 앓던 가족 모두가 거슨요법으로 치료받은 슈바이처 박사는 후에 ‘거슨은 의학 역사상 가장 출중한 천재 가운데 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글을 남겼다.

[거슨요법의 핵심이론]

"암환자는 식사를 해도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기 때문에
독소를 제거해 온몸의 기능을 먼저 회복시켜야 한다."


거슨요법의 암 치료 원리
현대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생뚱맞은 면이 있지만, 거슨요법에는 분명한 이론이 있다. 암환자는 체내 기관이 독소에 의해 오염돼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없기에 식사해도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다. 따라서 영양 프로그램을 통해 독소를 제거하고 영양 균형을 맞춤으로써 온몸의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켜야 한다는 데 근거한 것이다. 또 적절한 영양 프로그램으로 종양을 억제시킬 수 있다는 이론이다. 종양이 성장하면혈액을 타고 간에 독소가 쌓이게 되는데, 커피관장으로 해독시키는 것이다. 간에서 배출된 독소가 대장에 남아 문제를 야기하는데 지속적으로 커피관장을 해서 제독한다.

필수 3대요법
거슨요법은 몸속 독소를 제거하고 면역시스템을 강화하는 ‘3대 요법’으로 구성된다. 엄격히 제한된 식이요법, 영양보충요법, 규칙적인 관장요법이다. 거슨요법은 16~24개월간 지속하는 프로그램으로서, 본래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 거슨요법 지지자들에 따르면, 치료 방침을 조금이라도 어기면 효과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한다. 치료 초기에 증상이 호전되었다 해서 치료를 중단하거나 프로그램을 변형하면 재발하는 경우도 보고되었다.

식이요법 50가지 먹거리 금지
모든 음식 재료는 신선하고 순수해야하며, 유기농 재배 농산물을 되도록 원형대로 섭취한다. 채소.과일.곡류 등 채식 위주 식단이어야 하며, 모든 동물성 식품은 배제한다. 음식 조리는 반드시 주철로 된 도구를 사용하고, 주스는 그라인더가 아닌 믹서기를 사용하고, 모든 음식에 식염을 첨가하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해롭다고 알려진 술과 탄산음료 외에 모든 유제품, 육류, 생선류,콩 제품 등의 단백식품, 아마씨유를 제외한 모든 식물성 오일, 각종 소금, 버섯류, 파인애플, 오이, 커피, 백설탕, 정제소맥분 그리고 모든 견과류 등 50여가지 식품을 금지한다. 대체로 고나트륨 함유 식품이거나 소화 흡수가 힘든 고단백 식품, 알레르기 유발 식품, 그리고 자극적인 향신료 등을 배제한다. 식사는 하루 세 번 하되, 과채 주스는 한 시간에 한 잔씩 하루 12회 마신다.
치료기간 중에는 모든 화장품, 불소 함유 치약, 머리염색약, 로션, 립스틱 등은 피부
호흡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사용을금지한다.

영양보충제 칼륨, 코엔자임Q10 등
거슨요법시 섭취 영양보충제는 칼륨 용액, 루골액, 코엔자임Q10, 비타민 B12.A.C, 나이아신, 아마씨오일, 췌효소, 펩신 등이다. 칼륨은 세포 내 칼륨의 비율을, 루골액은 체내 대사비율을 높이기 위해 보충한다. 간 기능을 돕기 위해 초창기에는 송아지의 간 추출물을 섭취했으나 현재는 코엔자임Q10으로 대신하고, 아마씨오일은 비타민A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섭취한다. 췌효소는 소화를 촉진시키고 간장의 독소를 배출시키는게 목적이다. 거슨요법의 핵심은 체내칼륨 수치를 높이고, 나트륨 수치를 낮추는 데 있다. 이것은 당시 발표되었던 세포생물학 이론과 파라셀수스(1490-1541) 이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슨은 이 이론에 근거해 많은 사람을 치료했다.

커피관장 카모마일로도 가능한 관장
커피관장은 간 내의 담도를 확장시켜 간에 축적된 독소를 대장으로 신속하게 배출시키기 위한 것이다. 커피 대신 카모마일을 활용하기도 한다.
요법을 시작한 초기에는 하루 4~6회 관장하는데, 위장관계 암환자는 관장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관장이 담도를 확장시킨다는 주장의 근거는 미약하다.

객관적 근거 자료 부족한 한계 있어
비록 다수의 사람들이 치료 효과를 경험했다고 해도 약제나 치료법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체계적인 연구결과가 없으면 책임 기관이나 의학계에서는 이의 보편적 사용을 지지할 수 없다.

거슨요법에 대한 실험실 실험 자료나 동물 실험 자료는 발표된 것이 없기 때문에 객관적 평가를 하기 어렵다. 발표된 임상연구 자료 가운데 30년 동안 치료한 50명의 환자 기록은 체계적이지 않고 일화적으로 케이스를 모아 출판한 서적이라 평가 대상이 되지 않는다. 1990년 오스트리아에서 수행한 임상연구는 세미채식주의(Ovolactovegitarian)식단으로 제공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로 거슨요법과는 다르다. 대장 원발-간 전이암 환자 18명과 유방암 환자 38명을 대상으로 한 그룹은 표준 치료를 받고 다른 그룹은 거슨요법을 받은 결과, 식이요법만 한 그룹의 생존기간(28.6개월)이 표준치료 그룹(16.2개월)보다 길었다. 통증 등 삶의 질 면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외에 다수의 임상연구 자료가 발표되었으나 아직 거슨요법이 암 치료에 유효하다는 연구는 찾아볼 수 없다. 이에 근거해 미국 정부에서는 거슨요법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거슨요법을 현재까지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거슨요법을 응용한 수많은 디톡스 프로그램이 운용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곤잘레스 식이요법은 췌장암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미국에서 거슨요법을 직접 이수한 전문 의료인이 있으며, 많은 환자가 거슨센터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현재까지거슨요법을 정식으로 실시하는 의료기관은 없다. 거슨의 식이요법 원리를 응용하여 시행하는 곳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