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4.08.22 13:51

자외선 막아야 하나 쫴야 하나

국내 흑색종(피부암) 환자 수가 5년간 36%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는 보고가 있다. 자외선을 많이 쬔 탓이라고 한다.그런데 정반대로 자외선을 너무 안 쬐서 병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근골격계 환자의 91.2%가 비타민D,부족 및 결핍 상태였다(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강경중 교수팀)는 연구결과가 그것이다.

이외에 자외선이 건강에 좋은 경우와 나쁜 경우에 대한 상반된 내용의 연구 논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정반대 내용의 보고는 왜 나오는 것일까. 도대체 자외선을 막으라는 것인지, 쬐라는 것인지 의문이다.

자외선 막아야 하나 쬐야 하나
(사진=헬스조선 DB)
자외선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자외선A(UVA), 자외선B(UVB), 자외선C(UVC)가 그것이다. 자외선C는 파장(100~280nm)이 가장 짧지만, 에너지는 가장 강하다. 자외선A는 반대로 파장(320~380nm)은 가장 길지만, 에너지는 가장 약하다. 자외선B는 그 중간정도다.

여기까지만 보면, 자외선C가 가장 위험한 것 같다. 하지만 자외선C는 지구의 대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100% 모두 오존층에 흡수되기 때문에 논외로해도 된다. 우리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자외선은 자외선A와 B다. 이 중 자외선B는 90% 정도 흡수되고, 10% 정도만 땅에 도달한다. 그러나 자외선A는10%가량만 오존층에 흡수될 뿐 90%가 땅에 도달한다.

즉 갖고 있는 에너지는 적지만, 가장 많은 양이 땅에 도달하는 자외선A가 가장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자외선A는 유리창은 물론 얇은 커튼, 옷 등을 투과한다. 그렇다고 자외선B가 괜찮다는 말은아니다. 자외선A에 비해 적은 양이 땅에 도달하지만, 에너지는 더 강한 탓이다.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오늘의 자외선 지수’라고 수치도 자외선B를 측정한것이다. 우리는 이 수치에 따라 선크림을 두껍게 바르기도 하고, 야외 활동을자제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자외선 A와 B 모두 많이 쬐면 위험하다.


우리 몸에 적당히 필요한 자외선B

두 자외선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자외선A는 일단 무조건 막아야 하지만, 자외선B는 그렇지 않다. 적당량은 반드시 쬐야 한다. 자외선B가 비타민D를 합성해 주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우리 몸의 각 조직세포의성장과 분화, 유전자들을 조절하고, 면역계에 직접 영향을 준다. 따라서 비타민D가 부족하면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을 구분하는 면역세포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심할 경우 면역세포가 우리 몸을 직접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수 있다.

그렇다면, 자외선B가 어떻게 우리 몸에서 비타민D를 합성하는지 알아보자. 우리가 음식을 먹고 나면 소화되는 과정에서 콜레스테롤 대사산물인 ‘7-디하이드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데, 자외선B는 이 콜레스테롤 분자 고리를 끊어 비타민D3(콜레칼시페롤)’로 합성한다. 비타민D3는 혈관을 따라 간이나 신장으로 이동한 뒤 우리 몸에서 활동할 수 있는 비타민D 활성체가 된다.


자외선B 적정량이란 얼마인가?

그렇다면 자외선B의 적정량은 얼마일까. 자외선B를 따로 떼놓고 볼 수 없으므로 햇빛을 쬐는 총 시간을 기준으로 알아보자.

[10~15분이면 햇빛 쬐기 적정]
지역과 인종별로 일광욕을 얼마나 해야 비타민D를 충분히 만들 수 있는지 조사한 논문(비탈리 테러쉬킨, 미국 뉴욕대 랑곤 메디칼센터 교수 <미국피부과학회저널 게재>)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는 낮 12시 기준으로 동양인은 여름 6분, 겨울 15분간 햇빛을 쬐야 한다. 피부에 멜라닌세포가 많은 흑인은 비타민D를 잘 합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각각 15분(여름), 20분(겨울)이 필요하다. 김현아 교수는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햇빛이 강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그 2배 정도인 10~15분(여름) 정도 밖에서 햇빛을 쬐면 좋다”고 말했다.

[여름에는 오전 10시 전, 오후 2시 이후]
같은 햇빛이라도 태양 고도가 낮은 이른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는 자외선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이때 일광욕을 하면 피부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비타민D 생성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는 자외선 지수는 3 이상이다. 자외선이 센 여름철 오전 10시 오후2시에는 되도록 햇빛을 피하자. 단, 겨울에는 자외선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겨울철에는 월평균 자외선 지수가3을 넘지 않는다. 특히 오후 2시 이후에 쬐는 햇빛으로는 비타민D 합성을 거의 하지 못한다. 겨울철에는 오히려 햇빛을 적극적으로 쬐야 한다.

[UVB가 비타민D 만드는 과정]
자외선B(280~320nm) -> 표피 자외선B를 받으면 피부에 있는 7-디하이드로 콜레스테롤이 비타민D3로 합성된다. -> 간 비타민 D3는 혈액을 따라 간으 로 간 뒤, 효소를 만나 25-비타민D로 바뀐다. (반감기 3주) -> 신장 혈액을 돌던 25-비타민D는 신장으로 가서 활성이 있는 비타민D로 바뀐다. (반감기 4~6시간) -> 면역계 비타민D가 병원균을 구분하고 균을 잡아먹는 세포에 영향을 준다.

UVB가 비타민D 만드는 과정
UVB가 비타민D 만드는 과정(사진=헬스조선DB)
[선진국병 비타민D 결핍 왜 생기나]
일반적으로 비타민 D의 적정농도는 30~100ng/mL이다. 세계보건기구는 20ng/mL 이하를 ‘부족’, 10ng/mL 이하를 ‘결핍’으로 정의한다. 비타민D 부족과 결핍 증상은 일종의 ‘선진국병’ 중 하나다. 도시화가 돼 많은 사람이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고, 공기에 오염물질이 많아지면서 우리 피부에 닿는 자외선 양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고령화와 비만인구 증가도 원인 중 하나다.

70세가 넘어서면 비타민D 합성이 최대 7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만세포는 지용성 비타민D를 흡수한다. 우리나라는 비타민D 결핍이 심한 국가 중 하나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0세 이상 국민의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모든 연령대에서 최저 기준인 30ng/mL을 넘지 못했다.


월간 헬스조선 8월호(50페이지)에 실린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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