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먹는 B형간염 치료제, 약값 절반 줄여도 같은 효과"

입력 2014.06.18 04:00

대한간학회 학술대회 발표
2大 치료약 바라크루드·비리어드
국내 내성 환자에게 큰 효과

간경화,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인 B형간염은 약을 잘 쓰면 암이나 간경화를 일으키지도 않고 완치 상태나 다름없이 잘 관리할 수 있다는 국내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가 지난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내 B형간염 환자에 대한 치료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가 지난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내 B형간염 환자에 대한 치료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용한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B형간염 환자 1009명에게 1차 치료제로 바라크루드(BMS제약)를 5년동안 썼더니 99.4%는 B형간염 바이러스가 더 이상 검출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내성(약효가 제대로 듣지 않는 것)이 생긴 환자는 2.1%에 불과했다. 이 연구결과는 특정한 상태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실제 진료를 받은 환자들의 치료 성적을 분석한 것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B형간염 치료제는 바이러스 억제 효과도 있어야 하지만, 내성이 생기지 않아야 좋은 약이다. 2005년 바라크루드가 나오기 이전에 1차 치료제로 쓰였던 인터페론 주사, 제픽스, 헵세라 등은 오래 쓰면 내성이 60~ 70%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1차 치료제로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하면 바라크루드는 획기적으로 내성을 줄인 것이다.

2012년 나온 치료제 비리어드(길리어드)도 7년간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내성이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 현재 B형간염 1차 치료제로 두 약이 거의 쓰이고 있다.

B형간염 치료제의 국내환자 연구결과 - 표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가 별도로 발표한 임상 연구에 따르면, 비리어드는 이미 다른 약에 내성이 생긴 B형간염 환자의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48주(약 11개월)간 45명에게는 비리어드만, 다른 45명에게는 비리어드와 바라크루드를 함께 복용케 했더니 각각 71%, 73%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임교수는 "내성이 생긴 B형간염 환자에게는 기존에 쓰던 1차 치료제 외에 한 가지 약을 더 쓰는게 일반적인 치료법"이라며 "하지만 비리어드는 단독으로 쓰더라도 두 개를 쓴 것과 같은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가 나오기 전에 B형간염이 생긴 환자 중에는 다제내성(여러 가지 약이 모두 듣지 않는 것)이 생긴 환자들이 많다. 제픽스, 헵세라를 비롯해 다양한 약을 먼저 쓰다가 내성이 생기면 여기에 다른 약을 추가로 더 쓰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바라크루드를 추가 약으로 쓴다.

이로 인한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1차 치료제로 헵세라를 썼다가 내성이 생긴 환자는 헵세라와 바라크루드를 함께 복용하는데, 그 비용은 한 달에 약 31만원(환자 부담 9만3000원)이다. 이 환자가 비리어드 하나만 쓸 경우 환자가 부담하는 한 달 약값은 4만8000원으로 절반 정도 준다. 임 교수는 "건강보험 재정을 1년에 약 300억~700억원 절감할 수 있으며, 이를 간경화 환자에게 쓰면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성 환자에게 한 가지 약만 쓰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표준치료법이 아니라는 이유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간학회는 B형간염 표준치료법을 연내에 개정하기로 했다. 한광협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가을 학술대회까지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분석해 올해 안에 표준치료법을 바꾸는 게 목표"라며 "빠르면 내년부터 환자들이 적은 비용으로 치료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B형간염

간암, 간경화의 가장 큰 원인(70~ 80%)으로 꼽힌다. 국내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전체 국민의 3~6%(150만~300만명)로 추정된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1990년대 이전 출생자들의 비율이 훨씬 높다. 남자는 50대, 여자는 40대가 가장 많다. 예방이 가능하고, 설사 감염됐다고 해도 완치는 할 수 없지만 항바이러스제로 관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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