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에 극심한 허리 통증까지… '척추결핵' 의심해봐야

입력 2014.04.23 08:00

취업준비생 이모(29·서울 구로구)씨는 올 초 몸살 기운과 함께 없던 허리 통증을 겪었다. 취업 준비 때문에 책상에 오래 앉아 있다보니 생긴 증상이라 여겼지만, 진통제를 복용해도 낫지 않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자 병원을 찾았다.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는 뜻밖에도 "척추에 결핵균이 감염됐다"는 말을 했다. 척추결핵에 걸린 것이다.

척추결핵 환자의 영상사진. 원 안이 결핵 감염 부위.
척추결핵 환자의 영상사진. 원 안이 결핵 감염 부위./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척추결핵이란 결핵균이 척추에 감염돼 생기는 질환이다. 결핵균은 보통 호흡기를 통해 몸으로 들어와 폐에서 증상을 일으키지만(폐결핵), 이 균이 혈액·림프액을 따라 척추로 옮겨가면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척추결핵). 전체 결핵 환자의 10~15%가 폐가 아닌 다른 곳에 결핵균이 감염되는데, 그 중 절반은 척추결핵이다. 이렇듯 결핵균이 척추로 잘 이동하는 이유는 척추 주변에 혈관이 많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척추결핵이 생기면 초기에는 미열·식은땀·식욕부진과 같은 몸살 기운이 나타난다. 그러다가 척추에 염증이 생기면서 허리 통증까지 겪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김근수 교수는 "몸살 기운이 있으면서 허리를 굽혔다 펼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척추결핵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이때는 폐결핵과 달리 신경외과나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며, 흉부 엑스레이 대신 MRI·CT(컴퓨터단층촬영)나 혈액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결핵은 초기에 발견하면 항결핵제를 9~12개월간 복용하면 낫는다. 만약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심할 경우 척추 주변의 신경이 손상을 받아 다리가 저리거나 허리가 굽을 수도 있다. 이때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김근수 교수는 "최근 자취생활이나 다이어트 등으로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젊은층의 척추결핵 발병률이 높아졌다"며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평소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통해 면역력 저하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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