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30% 정도 '잠복결핵'… 병약자에 잘 걸려 피해 큰 '폐렴'

입력 2014.04.09 09:00

정복 못 한 주요 감염질환
감기 바이러스 수백 종… 약 개발 불가능에 가까워

퇴치할 수 있는 감염질환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감염질환은 심혈관질환에 이어 전세계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할 만큼 치명적이다. 그러나 인간이 세균·바이러스 등과 같은 미생물과 공존하는 한 감염질환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 흔하게 걸리지만 치료가 잘 안 되거나, 치료 약이 없는 감염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결핵=결핵균은 감염 뒤에도 아주 천천히 증식한다. 아예 증식을 안하고 폐 등에 잠복해 있는 경우도 많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남중 교수는 "균이 증식하지 않으면 환자가 약을 먹어도 잘 안 듣는다"며 "아무 증상도 유발하지 않고 잠복 상태에 있는 결핵균을 없애기 위해 9개월 이상 약을 먹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잠복결핵에 감염된 사람이 전 국민의 30%는 될 것으로 추정한다. 순천향대병원 감염내과 김태형 교수는 "1970년대 미국에서 잠복결핵 환자들에게 결핵 약을 처방했지만 간 독성 등 부작용이 커서 치료를 중단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성모병원 감염내과 김양리 교수는 "최근 다제내성균(여러가지 항생제를 써서 내성이 생긴 세균)에 의한 결핵이 늘어나 약이 잘 안 듣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폐렴=폐렴은 항생제가 비교적 잘 듣는 편이지만, 폐렴에 잘 걸리는 대상이 쇠약하기 때문에 피해가 크다. 폐렴은 고령, 중증 만성질환자, 장기이식 환자 등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이들은 병을 이겨낼 힘이 없기 때문에 폐렴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또 폐의 특성상 치료가 어렵기도 하다.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최성호 교수는 “다리에 종기가 나면 곪은 곳을 도려내 치료를 할 수 있지만 폐는 잘라낼 수가 없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폐렴으로 폐기능이 떨어지면 호흡이 잘 안돼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인공호흡기 등의 장치를 하다보면 또 다른 감염 위험이 생긴다.

◇B형간염·에이즈(AIDS)=B형간염 바이러스는 감염되면 간세포 핵까지 들어가는 특성이 있어, 간세포가 모두 죽지 않는 이상 박멸이 어렵다.

에이즈를 유발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면역세포에 들어와서 증식을 거의 하지 않고 잠복해 있는 경우가 많다. 김남중 교수는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차단해 치료를 하는데, HIV처럼 증식을 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며 "HIV는 복제·증식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로 변이를 잘 하기 때문에 약도 잘 안듣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3가지 종류의 약을 써야 한다.

거대세포바이러스·헤르페스바이러스 등은 일반인의 대부분이 감염돼 있지만, 면역력이 정상일 때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폐렴·입술염 등을 일으킨다. 김남중 교수는 "이들 바이러스는 전파가 잘 되기 때문에 치료해도 박멸이 어렵다"고 말했다.

◇감기·장염=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종류가 너무 많아서 치료 약이 없다. 감기 바이러스는 약 200종에 이르고, 감기 바이러스 중 가장 흔한 라이노바이러스만 해도 유전자형이 다른 타입만 150종 정도가 된다. 최성호 교수는 "이들 바이러스의 공통 분모를 찾아서 바이러스 증식을 차단할 수 있는 약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도 노로바이러스·엔테로바이러스 등 매우 다양해 약을 만들기 어렵다. 다행히 이들 질환은 치명적이지는 않다. 대개 1~2주면 저절로 우리 면역계에 의해 바이러스가 퇴치가 되고 증상이 완화된다. 그러나 감기 등에 필요 없이 항생제를 많이 써 항생제 내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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