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개 적고 회복은 빨라… "심장수술 주저 마세요"

입력 2013.09.11 09:00

간편해진 '최소절개 수술'
젖가슴 아래 쪽 5~6㎝만 절개
감염·출혈 적고, 6일만에 퇴원

간편해진 '최소절개 수술'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올해 초 심장의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뿜어져 나와야 할 혈액이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승모판막 역류' 질환이 있다는 걸 알았다. 다른 환자들보다 역류가 심하고 판막의 변형도 있어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심장 수술을 하면 목부터 명치까지 30㎝ 이상 절개가 불가피하고, 가슴 가운데 뼈(흉골)까지 잘라야 하기 때문에 회복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린다는 점이 부담이었다. 오랫동안 식당을 비우기 어려워 쉽사리 수술을 결정하지 못했던 김씨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고민을 해결했다.

이 병원에서는 젖가슴 아래를 5~6㎝만 절개하는 '최소절개 심장수술'을 시행하고 있었다. 김씨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지 6일만에 퇴원을 했다. 그리고 집에서 사흘간 쉰 뒤 식당일을 다시 시작했다.

◇흉터는 기존 수술의 5분의1 크기

심장수술은 여러 수술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장을 정지시켜 놓고 2~3시간 이상 수술을 해야 하고, 절개 범위가 30㎝ 이상으로 크며 뼈도 잘라야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심장수술을 미루다가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환자의 오른쪽 윗부분 갈비뼈 사이를 5~6㎝ 절개한 뒤 의사의 손을 넣지 않고 기구로만 수술하는 최소절개 심장수술이 도입돼 그같은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홍순창 교수팀이 2011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최소절개 심장수술 35건을 시행한 결과, 모든 환자가 좋은 결과를 얻었고 흉터는 기존 수술의 5분의 1에 불과했으며, 회복 기간도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최소절개 심장수술은 수술 시 멈춘 심장의 역할을 대신할 인공심폐기의 카테터(관)를 넣기 위해 사타구니 부분을 살짝 절개한다. 사타구니에 카테터를 넣고 젖가슴 아래를 5~6㎝ 절개한다. 절개한 곳을 통해 대동맥에 카테터를 넣고, 카테터를 통해 심정지 약물을 넣으면 심장이 정지한다. 그 다음에 몸 안에 손을 넣지 않고 수술 기구만을 이용해 심장을 절개하고 꿰매는 수술을 한다.

모든 심장 질환에 적용 가능

간편해진 '최소절개 수술'
심장수술을 할 때, 기존에는 목부터 명치까지 피부와 뼈를 30㎝ 가량 절개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슴 아래쪽을 5~6㎝만 절개하는 ‘최소절개 심장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최소절개 심장수술은 심장 판막질환, 부정맥, 관상동맥질환 등 모든 심장 질환에 적용이 가능하다. 홍순창 교수는 "내가 수술한 환자 중 한 명은 결핵을 앓은 경험이 있어 흉곽 쪽에 조직 유착이 심했는데도 수술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수술 시간은 평균 2~3시간 정도로 기존의 개흉 심장수술과 차이가 없다. 다만 대동맥이나 말초혈관 등 혈관이 망가져 있는 사람들은 카테터를 넣는데 제한이 있어 가슴을 여는 수술을 해야 한다.

최소절개 심장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절개를 적게 하기 때문에 감염·출혈 위험이 적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점이다. 홍순창 교수는 "그래서 큰 수술을 받기에는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노인이나 사회 생활 복귀를 빨리 해야 하는 직장인에게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로봇 심장수술 역시 3~4㎝만 절개하는 등 절개 범위는 적지만 수술을 하는 로봇 팔이 들어갈 구멍을 3개 이상 뚫어야 한다. 수술비용도 두 배 이상 비싸다. 최소절개 심장수술의 비용은 기존 개흉 심장수술과 비슷하다.

미국·유럽서 검증된 수술법

최소절개 심장수술은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활발하게 시행돼 검증이 된 것이다. 홍순창 교수는 "의사가 수술하는 데 여러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고, 과다출혈·부정맥 등 수술 시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 능력이 떨어져 그동안 국내에서는 활발하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외과 의사의 수술 테크닉이 좋아지고 수술 기구 등이 발전하면서 최소절개 심장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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