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한 허리, 디스크인줄 알았더니 강직성척추염?

입력 2013.08.27 09:00

직장인 최모(29·서울 마포구)씨는 아침에 일어날 때 유독 허리가 뻣뻣한 통증을 느낀다. 가벼운 디스크라고 생각하고 병원에 가는 것을 미뤄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 무서운 마음에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강직성척추염’ 진단을 받았다.

◇강직성척추염은 염증 질환, 허리 디스크는 구조적 원인

강직성척추염은 대표적인 염증성 관절염으로, 척추와 주변의 뼈가 서로 붙어 대나무처럼 굳는 질환이다.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HLA-B27 유전자와 상당 부분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 김태환 교수팀 및 충남대학교병원 심승철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LNPEP와 ERAP 유전자 항원제시세포 내 펩타이드 처리에 관련된 아미노펩타이드 분해 효소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염증은 엉덩이 관절에서 시작해 허리를 거쳐 목까지 진행되며 결국에는 척추 전체가 변형돼 목이나 허리가 굽거나 관절이 움직이지 않게 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약 3만2000여 명이 강직성척추염을 앓고 있으며, 여성보다 남성이 두 배 가량 많다. 최근에는 목디스크나 허리 디스크도 젊은 연령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강직성척추염을 단순한 디스크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앉아서 쉴 때 증상 심하면 강직성척추염 의심

허리 디스크로 인한 통증은 갑자기 나타나며 특정 자세를 취할 때 악화되고 허리, 엉덩이, 다리까지 통증이 퍼져 나간다. 반면 강직성척추염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허리통증과 좌우대칭적인 엉덩이 통증이 대표적이고, 심하면 팔이나 다리 관절에서도 통증이 느껴진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한 강직을 동반하고, 자리에 오래 앉아 있을 때 심해진다. 운동을 하거나 활동을 하면 오히려 허리 통증이 좋아진다. 활동을 하면 통증이 나아지기 때문에 환자들이 단순 운동 부족이나 잘못된 자세 등을 원인으로 생각해 병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강직성척추염은 다른 류마티스 질환과 달리 소아청년기에 병이 시작되므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강직성척추염 환우회에서 환자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증상이 심각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대답했다. 실제 강직성척추염은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돼 있다.

◇초기에 꾸준한 약물 치료가 중요

강직성척추염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빠르게 진단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관절은 일단 변형이 시작되면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큼 무엇보다도 오랜 기간 임상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 등이 입증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인체 염증 유발 작용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가 등장하면서 염증 개선과 더불어 관절기능 및 운동기능 증진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생물학적 제제로는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면 되는 엔브렐 등이 있다.

또 강직성척추염과 같은 류마티스 질환자의 경우 바이러스나 결핵균과 같은 감염 질환에 대응할 면역력이 낮은 결핵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실제 류마티스 질환자의 결핵 유병률이 일반인보다 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생물학적 제제 사용 시에도 결핵 위험성이 낮은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임의로 약물 치료나 관리를 중단하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효과적으로 강직성척추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약물 치료와 함께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으며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체조와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이나 수영을 통해 척추의 변형을 방지하는 것이 좋고, 통증이 심할 경우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서 근육을 이완시킨 후 운동을 시작하면 된다.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태환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은 약물 치료를 통해 염증을 조절하고 운동을 병행하면 충분히 관절 변형을 막고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며 "단, 증상이 조금 호전 됐다고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안되고,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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