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 자주 하면 대장 궤양·패혈증 위험 증가

입력 2013.08.21 09:04

직장 점막 손상돼 변비 더 악화 "만성 변비, 관장이 답 아니다"

한 여성이 괴로운 듯 손을 꼭 쥐고 변기 위에 앉아 있다.
변비가 있다고 무조건 관장을 하면, 괄약근 힘이 약해지거나 직장 점막이 손상될 수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직장인 박모(36·서울 송파구)씨는 만성적인 변비 때문에 1주일에 한두 번씩 관장을 했다. 박씨는 최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속옷에 변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병원을 찾은 박씨는 의사에게서 "만성 변비일 때는 관장을 하면 안 되는데, 너무 자주 해서 괄약근 기능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한솔병원 이동근 대표원장은 "변비가 있으면 무조건 관장부터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하지만 관장을 습관적으로 하면 오히려 괄약근·직장 등의 기능이 떨어져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관장을 습관적으로 했을 때 문제가 생기는 대표적인 부위는 괄약근과 직장 점막이다. 괄약근의 힘이 약해져 항문이 잘 닫히지 않아 변실금이 생기고, 관장을 1주일 이상 해서 직장 점막이 손상되면 변의(便意) 감각이 떨어져 변비가 더 악화된다. 심한 경우 직장에 천공·출혈이 일어나거나, 세균이 대장까지 침투해 궤양·복막염·패혈증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관장은 급성 변비(변을 매일 보던 사람의 경우 3일 이상 변을 못 봤을 때)가 있을 때 한 번 정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동근 원장은 "만성 변비에는 관장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직장이 늘어났거나, 괄약근 기능이 떨어졌거나, 장 운동이 잘 안 되거나, 식이섬유 섭취량이 부족할 때 만성 변비가 생기므로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변비가 없는 사람이 독소 배출을 위해 관장을 하면, 장에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세균까지 없어져 장염 등을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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