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포커스] 당뇨발

  • 홍준표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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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6.19 09:00

    암보다 '5년 생존율' 낮은 당뇨합병증

    홍준표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홍준표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올해 초 필자를 찾아온 55세 남자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으로 발이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불규칙한 식사, 운동부족, 흡연 때문에 혈당 조절이 제대로 안 돼 생긴 당뇨발 합병증이었다. 이 남성은 "차라리 다리를 끊으면 끊었지 담배와 지금의 라이프 스타일은 포기할 수 없다"고 고집부렸다. 하지만, 필자가 "다리를 끊은 사람 두 명 중 한 명은 5년 안에 사망한다"고 말하자 태도가 달라졌고, 이후 당뇨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5년 생존율'이라고 하면 보통 암을 연상한다. 암을 치료한 뒤 5년을 살 확률을 말하는 용어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위암의 5년 생존율은 67%에 이른다. 당뇨발 환자에게도 5년 생존율 개념이 있다.

    당뇨발은 당뇨가 원인이 되어 발에 궤양이나 괴사가 생긴 상태다. 당뇨발이 생긴 사람의 10% 정도는 조직이 괴사해 결국 다리를 잘라야 한다. 미국의 경우, 다리를 절단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2%에 불과하다. 서울아산병원 당뇨병센터 자료에 의하면, 발목 위로 절단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41.1%이다. 이는 위에 언급한 위암의 5년 생존율보다 낮은 수치이다. 당뇨병 자체의 합병증이 심해져서 사망하기도 하고, 다리를 절단한 이후에 오는 상실감, 우울증, 운동부족, 당뇨관리 실패의 악순환이 이어져 사망하기도 한다.

    당뇨발이 있을 경우 발의 상처만 치료해서는 안된다. 우선 혈당 조절을 잘 시켜야 하고, 환자의 영양 상태를 교정해야 하며, 혈관 상태를 양호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후 뼈 이상이 있다면 뼈를 교정하고 상처를 치료한다. 회복 후 환자의 발에 맞는 신발을 제작해서 착용시킨다. 이런 협진 체계가 잘 이뤄져야 당뇨발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협진 체계하에서, 필자는 다리의 절단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허벅지나 사타구니에서 혈관을 포함한 피부를 얇게 떼내어 절단한 발 부위를 재건시켜 환자가 본인의 발을 쓸 수 있도록 치료한다. 이렇게 재건 성형한 발을 가진 당뇨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6.8%에 달한다.

    하지만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일단 당뇨발이 생기면, 발의 상처를 회복해도 1년 안에 34%가 재발한다. 따라서 회복 뒤에 철저한 식이관리 및 혈당 조절, 적절한 운동, 당뇨화 착용, 주기적인 병원 방문을 통한 발 관리를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당뇨발이 있으면 말초 신경의 감각이 떨어지므로 여유있는 신발을 신어야 하고, 발은 매일 아침마다 씻은 뒤 눈으로 관찰하고 손으로 느껴야 한다. 여름에는 신발 속의 발이 금방 축축해지므로 주기적으로 통풍을 시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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