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치아는 몇 개? 치아 개수가 심장 건강 좌우

입력 2013.06.18 09:00

치아가 없으면 음식을 씹거나 대화를 할 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런데 치아상실은 먹고 말하는 것 외에도 심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최근 스웨덴 연구진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치아 개수가 적을수록 심장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치아상실은 치주질환의 마지막 단계로, 이를 막기 위해서는 첫 신호인 잇몸 출혈이 나타날 때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잇몸 출혈을 무시하고 치아가 빠질 때까지 치주질환을 방치하면 심장병으로 이어져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치아 적은 사람, 심장 건강에 빨간불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제62차 연례과학회의에서 잔존 치아 개수와 심혈관질환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잔존 치아 개수 및 심혈관질환 지표가 되는 각종 검사결과가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했는데, 연구대상자는 39개국 1만5828명에 달한다. 연구대상자 중 치아를 15개 미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 40% 가까이였고 아예 없는 사람도 1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25%는 잇몸출혈 증상이 있었다.

연구진은 잔존 치아가 적을수록 Lp-PLA2 수치가 증가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Lp-PLA2(lipoprotein-associated phospholipase A2)는 염증성 매개체를 방출해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효소다. Lp-PLA2 수치가 증가했다는 것은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잔존 치아가 적은 사람은 Lp-PLA2 수치가 증가한 것 외에도 LDL(나쁜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허리둘레 등 다른 심혈관질환 지표에도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잇몸 출혈 증상 역시 LDL, 혈압 등과 연관이 있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4개로 나눈 잔존치아 범주가 한 단계씩 낮아질수록 당뇨병 위험이 11%씩 높아진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치아가 아예 없거나 적은 사람의 비중이 예상보다 커서 놀랐다”면서 “치아 상실은 Lp-PLA2, 당뇨병, 비만, 흡연 등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와 관련이 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목동중앙치과병원 변욱 병원장은 “치주질환이 심혈관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며 “치주질환의 초기 증상은 잇몸출혈로 이때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최후 단계인 치아상실까지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 없어도 6개월마다 치과 정기 검진 받아야

치주질환이란 잇몸 염증이 치아 주위 조직을 망가트리는 병이다. 치주질환 초기에는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는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다가 점차 치조골까지 녹아내리는 심각한 단계에 이르면 치아가 빠지게 된다.

치주질환은 국내 5대 사망 원인 중 심장혈관질환·뇌혈관질환·당뇨병 등 세 가지와 관련돼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심혈관질환은 식생활습관과 운동부족이 주요 원인이긴 하지만 치과 정기검진과 양치질을 소홀히 하면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 치주질환을 일으킨 세균이 잇몸 상처를 통해 혈관으로 흘러들어가 혈전(피떡)을 만들고, 이로 인해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치주질환은 단순히 치아와 잇몸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신 건강을 위해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양치질 중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음식을 먹을 때 피맛이 느껴지면 염증으로 인해 말초혈관이 파괴됐다는 신호다. 차가운 물을 마실 때 이가 시리거나, 피곤할 때 잇몸이 붓고 욱신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치주질환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그냥 넘기지 말고 즉시 치과 검진 후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주질환은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도록 한다.

생활에서는 구강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양치질 할 때는 잇몸과 치아사이를 칫솔로 마사지 하듯이 진동을 줘서 치아와 잇몸 경계에 낀 치태를 제거하고 세균이 많이 서식하는 혓바닥을 닦는 것도 잊지 않는다.

변욱 병원장은 “칫솔로 닦이지 않는 부분은 치실과 치간 칫솔을 사용하고 잇몸 혈관에 상처를 내는 이쑤시개는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며 “술과 담배는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일 뿐만 아니라 구강 건강에도 치명적이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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