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적은 허리수술… 한국대표 의술 선정

윌스기념병원
2011년 척추전문병원으로 지정
전방요추간유합술 1700건 이상 시술
환자 95%가 수술 결과에 만족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사업가 알렉산더(55)씨는 몇년 동안 허리병을 달고 살았다. 심할 때는 걷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러던 알렉산더씨는 한국의 거래처를 통해 지난 1월 경기도 안양의 윌스기념병원을 소개받고 입국해 허리수술을 받고 병이 나았다. 그가 받은 수술은 '전방요추간유합술(ALIF)'로, 등을 길게 절개하고 수술기구와 척추고정물을 집어넣는 일반적인 척추수술과 반대로 배꼽 주변을 5㎝ 정도 째고 수술기구를 집어넣어서 척추에 도달시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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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의료진이 윌스기념병원에서 전방요추간유합술(ALIF)을 배우고 있다. 윌스기념병원의 ALIF는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대한민국 대표 의료기술로 선정됐다. / 윌스기념병원 제공
척추수술을 허리 대신 배쪽에서

안양윌스기념병원 심정현 원장은 "척추유합술 같이 척추를 지탱하기 위해 척추 사이에 인공적인 구조물을 넣는 수술을 할 때 등을 열면, 수술기구를 넣는 과정에서 신경을 과도하게 당겨야 하는 데다가 정상 조직을 제거하고 척추 고정용 구조물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을 해도 허리 통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며 "또 척추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도 손상을 받을 수밖에 없고 출혈이 많아서 오래 입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뼈의 앞쪽에는 근육이나 인대가 없기 때문에, ALIF를 하면 척추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 조직을 건드리지 않아도 되고 출혈이 적다. 등을 째는 척추수술의 출혈량이 500~1000㏄인데 비해 ALIF는 200㏄ 미만이다. 등쪽에서 구조물을 넣을 때보다 척추 각도를 맞추기가 쉬워서, 수술 후 척추가 움직이는 범위가 더 커진다.

하지만, 모든 척추수술을 ALIF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심정현 원장은 "대부분의 척추질환은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물리치료나 신경성형술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세가 좋아진다"며 "ALIF는 협착이 심하거나, 전방전위증(척추가 비뚤어짐), 여러 번 수술 받아 조직이 굳어진 재발성 디스크, 척추불안정 등이 있을 때 쓸 수 있는 수술법"이라고 설명했다.

ALIF는 고난도 수술법이기 때문에 아무 의사나 집도할 수 없다. 수술기구가 배를 통해 척추뼈에 접근할 때까지 대동맥이나 신장 등 중요한 장기를 가까이 지나간다. 국내에서 ALIF의 성공률이 95% 이상인 병원은 대학병원을 포함해도 10곳 내외 뿐이다. 윌스기념병원은 이 수술을 지금까지 1700여 건 이상 시술했다. 이 병원이 ALIF 수술을 받은 환자 496명을 조사했더니 평균 입원일은 5.8일이었으며, 수술을 받은 지 4~8주 후에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합병증이 생긴 비율은 1.4%에 불과했고 수술결과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94%였다.

ALIF 수술법은 지난 2010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대한민국 대표 의료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다. 윌스기념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지난 2011년에 척추전문병원으로 지정받았다. 심 원장은 "디스크 질환은 잘못된 습관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면서 허리와 목의 근육을 풀어주고, 하루 20~30분 정도 평지나 낮은 언덕을 걷거나 수영을 하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