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건선 환자, 병 키운 후에 병원 찾는다

입력 2012.11.21 09:19

건선에 대한 잘못된 인식

면역체계 이상으로 30대 이하에 많이 생기는 건선은 삶의 질을 떨어 뜨린다. 다른 피 부질환과 잘 구분해서 적절히 치료를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직장인 김모씨(35·서울 양천구)는 3년 전부터 겨울만 되면 두피 각질이 심해졌다. 김씨는 비듬이라고 생각해 머리를 잘 감고 비듬치료제를 쓰는 정도의 조치만 취했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비듬이 떨어진 곳에서 피까지 났다. 피부과에서는 생각지도 않았던 '건선' 진단을 내렸다. 치료가 늦어진 탓에 건선이 두피 전체로 퍼진 상태였다.

건선은 두피, 팔 등의 피부에 붉은 반점과 함께 하얀 각질(인설)이 생기고, 이 각질이 비듬처럼 계속 떨어져 나가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면역체계 이상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완치가 어렵다.

흔치 않은 질환이라 여겼던 건선 환자가 계속 느는 추세다. 피부과학회지(2012년)에 따르면 1960년대 2.6%에 그쳤던 유병률이 2005년에는 9.5%에 달했다.(그래프 참조) 하지만 병원에서 건선 치료를 받는 사람은 15%에 불과하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1년 자료).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는 "일반인은 물론 환자조차도 건선에 대해 잘 모른다"며 "이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0명 중 7명이 30대 이하

대개 건선은 고령 질환이라고 생각하지만 젊은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윤재일 교수가 환자 45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10~30대였다. 20대부터 증상이 생겼는데 증상이 경미해 건선인 줄 몰랐거나, 무슨 질환인지 모르고 보완대체요법을 쓰다가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소 건선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령 질환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 것이다.

◇전염성은 없어

건선은 고름, 작은 반점 등 증상에 따라 5가지로 나뉜다. 국내 환자의 89%가 판상건선을 앓고 있는데, 붉은색 원형 반점이 각질과 함께 피부를 덮고 있는 유형이다. 판상건선을 심한 건조증이나 아토피피부염 등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건선은 부기나 수포 등이 함께 생긴다는 점이 다르다.

부위별로는 두피에 가장 많이 생기는데, 두피 건선은 지루성피부염, 비듬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두피 건선은 각질이 두껍고 은회색인데 반해 비듬은 얇은 흰회색이다.(표 참조) 고름이나 발진이 생기기 때문에 전염된다는 오해도 많은데, 건선은 전염성이 없다.

◇편의성 높인 치료법도 나와

건선은 치료가 번거롭고, 부작용이 심하다는 인식 탓에 병원 치료 대신 보완대체요법을 받는 사람도 많다. 건선 환자의 43.7%가 보완대체요법을 받아본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치료 효과를 본 경우는 3.7%에 그쳤다. 이주흥 교수는 "최근 부작용을 낮추고 치료 편의성을 높인 치료제들이 나와 완치는 안 되더라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국소 건선에 쓰던 연고나 액제는 약을 바르면 끈적거리고, 외관상 보기 흉해 일상 생활을 하기가 불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겔 등 다양한 약이 개발돼 사용이 편해졌다. 기존 약보다 스테로이드의 양을 줄이고 비타민유도제 등을 함께 병합해 피부 자극이나 감염 등 부작용을 줄인 약도 있다.

이런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은 과거에 레티노이드 등과 같은 면역억제 약물을 썼다. 그러나 혈압상승, 신장독성 등의 부작용 때문에 오래 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개선한 것이 최근 개발된 면역억제 주사제다. 혈액성분을 이용해 만든 생물학적 제제라 부작용이 덜하다. 1주일에 두 번, 혹은 2주에 한 번만 맞으면 증상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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