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체부(태아 자라는 주머니)암, 여성호르몬 과다·수정란 돌연변이가 일으켜

입력 2012.05.16 08:45

10년 사이 두 배 늘어… 고지방식·흡연·음주 늘고 非 출산 여성 많아졌기 때문
체부암 90% 이상이 자궁내막암, 초기엔 호르몬 요법 써야 아기 정상적으로 가질 수 있어
육종암은 증상 없고 발견 늦어 내막암보다 완치율 20% 낮아

자궁암은 태아가 자라는 부위인 체부에도 생긴다. 자궁체부암은 자궁내막암·자궁육종암·자궁융모암이 있다. 최근 발생자가 늘고 있는데, 자궁경부암과 달리 백신이 없기 때문에 조기에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체부암의 발병 원인 및 대처법을 알아본다.

폐경 여성이 특히 위험

자궁체부암 발병은 1999년 721명에서 2008년 1562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국가암등록통계). 고지방식·흡연·음주를 하는 여성이 늘고, 출산을 안 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자궁경부암과 달리, 자궁체부암의 주요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과다 분비이다. 서울백병원 산부인과 고재환 교수는 "젊은 여성도 걸리지만, 대부분은 초경부터 폐경까지 30여 년간 에스트로겐이 체내에 과다했던 여성이 폐경 이후에 발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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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암=자궁체부암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자궁내막증식증이 있는 여성이 잘 걸린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재훈 교수는 "자궁내막증식증 여성은 대부분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많은데, 프로게스틴 호르몬을 사용해 에스트로겐 과다 분비를 막아야 자궁내막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장암 환자 중 HNPCC유전자 변이가 있는 사람도 자궁내막암을 조심해야 한다. HNPCC유전자가 변이돼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은 에스트로겐이 일으키는 암보다 5년 생존율이 10% 이상 낮다.

최근 자궁내막암 발병 연령대가 30~40대로 낮아지고 있다. 암세포가 내막에 국한된 초기에는 자궁적출술을 하지 않고 프로게스틴을 이용한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한다. 6~9개월 정도 치료받으면 80%는 완치된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성석주 교수는 "자궁내막암의 주요 증상인 질 출혈이 있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아 암을 초기에 발견하면, 자궁을 떼내지 않기 때문에 아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암세포가 자궁 근육층까지 퍼진 중기 이후에는 자궁과 난소를 절제해야 한다. 아기를 가져야 하는 여성은 암수술 전에 난소 세포나 난자를 채취해서 대리모 출산을 한다. 이 경우는 15~20% 정도 임신에 성공한다.

자궁육종암=자궁 근육층에 생기는 암으로, 폐경 여성에게 잘 생긴다. 증상이 거의 없지만, 드물게는 질 출혈·골반통을 겪는다. 몸 어디든지 방사선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여성은 발병 가능성이 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대부분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자궁내막암과 비교해 완치율이 20~30% 정도 낮다. 성석주 교수는 "자궁과 난소를 모두 떼어낸 뒤, 상태에 따라서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추가한다"고 말했다.

자궁융모암=정자와 난자가 결합한 수정란이 초기 세포분열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암으로 변한다. 발병 초기에 질 출혈을 동반하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발견된다. 예후가 좋은 편으로, 대부분은 자궁적출술을 할 필요가 없이 항암치료만으로 완치된다. 자궁을 떼어 내는 경우에도 난소는 보존한다. 고재환 교수는 "유산 경험이 있으면 융모암 발병 위험이 다소 높다"며 "유산됐을 때 조직검사를 하면 융모암 위험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융모암을 치료하고 나면 아기를 갖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