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위험 큰 혈관 질환, 이제는 재활로 막자

입력 2012.05.02 09:24

로봇·컴퓨터로 게임하듯 치료 "심근경색 사망률 47% 감소"

혈관 질환에 '재활'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혈관 질환도 급한 치료를 한 뒤 재활을 하면 예후가 더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부터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김용욱 교수는 "혈관 질환은 일단 치료해도 재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재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는 후유 장애가 없거나, 환자가 몸을 움직일 때 통증이 있어도 환자를 무조건 쉬게 하기보다 몸을 더 움직이게 하는 재활 치료를 진행한다. 단순 반복적인 물리치료 형식의 재활에서 벗어나, 놀이처럼 즐기면서 하는 혈관 재활 프로그램도 일부 의료기관에서 시행한다.

휴식보다 재활, 재발·사망률 낮춰

심장혈관 재활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예방재활센터 이종영 소장은 "심혈관 질환은 치료해도 2년 내 재발률이 40~60%에 이른다"며 "그러나 재활치료를 받으면 병이 재발해서 사망하는 비율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심장학회가 협심증 등으로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한 사람 23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술받고 나서 재활 훈련을 거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률이 평균 47% 감소했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보행장애가 온 환자가 로봇을 이용해 재활 훈련을 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환자는 발병 후 2~3일째부터 최대 12주간 주 3회씩 재활 치료를 한다. 일어났다 앉기를 반복하다가 트레드밀 위에서 걷는 유산소운동을 한다. 운동부하검사로 사람마다 적절한 운동량을 정하고, 운동치료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걷는다. 서울에서는 건국대병원·삼성서울병원·상계백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지방에서는 강원대병원·경북대병원·전남대병원·제주대병원 심혈관센터에서 한다.

말초혈관 재활

하지동맥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하지동맥 질환은 치료받고 나서 상당 기간 통증을 겪는다. 이 때문에 예전에는 환자에게 휴식을 권했지만, 최근에는 아파도 참고 계속 걷는 재활 치료를 시킨다. 스텐트 삽입술을 받은 환자는 1주일 뒤, 하지동맥우회수술을 받은 환자는 2주일 뒤에 재활을 시작한다. 바퀴 달린 보행기를 잡고 걷다가, 지팡이를 잡고 걷게 한다. 하루 평균 500m에서 시작해, 통증과 부기가 없으면 1주일 뒤부터 걷는 거리를 점차 늘린다.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김철 교수는 "우리 병원에서 말초혈관 질환으로 재활받는 환자 중 통증을 참고 6개월간 걷기 연습을 한 환자는, 처음에 걸었던 기준 거리보다 500m이상 더 걸을 수 있게 된 비율이 아플 때마다 걷기를 중단한 환자보다 30% 높았다"고 말했다. 단, 걸을 때 맥박수와 폐활량 등을 확인해서 심혈관에 문제가 없을 때만 재활을 시킨다.

게임 접목한 놀이 형태의 재활

뇌혈관 재활

반신불수 등 거동이 불편해진 뇌졸중 환자의 재활 치료는 로봇 장비나 컴퓨터 게임을 이용해 진행한다. 예전에는 물리치료사가 근육이나 관절을 풀어주고, 보행을 도왔다.

최근에는 로봇 장비를 이용한 보행 훈련을 한다. 로봇 장비에 환자가 들어가면 로봇이 걷기를 도와준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연희 교수는 "로봇을 이용하면 환자가 같은 동작을 많이 반복할 수 있어 치료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서울재활병원·세브란스병원·원광대병원 등에서 한다.

컴퓨터 게임을 재활 훈련에 접목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백남종 교수는 "뇌혈관 재활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한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환자가 동작을 따라하거나 몸의 중심을 잡는 등의 훈련을 한다"며 "환자의 흥미가 커져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치는 비율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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