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망막병증, 레이저보다 약물 치료" 표준치료법 바뀌어

입력 2012.04.18 09:15

아시아태평양안과학회 발표

실명을 일으키는 주요한 질병인 당뇨망막병증 치료 가이드라인이 바뀌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4일간 부산에서 열린 제27회 아시아태평양안과학술대회(APAO)에서 바뀐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안과학술대회에 참석한 외국 안과 전문의가 행사장 부스에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 검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아벨리노 제공

레이저 치료보다 약물 치료가 기본

당뇨병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은 국내 성인 전체의 실명 원인 1위이다. 당뇨망막병증이 있으면 혈당으로 끈적거리는 피가 망막 모세혈관을 막으면서 황반(사물을 인식하는 망막 중심부위)이 부어올라 실명한다. 그동안 황반부종은 비정상적인 혈관을 레이저로 태워서 치료했다. 경희대병원 안과 곽형우 교수(대한안과학회 이사장)는 "레이저는 치료 중 다른 조직까지 필요 이상으로 파괴하는 부작용이 많아 약물요법을 당뇨황반부종의 새로운 표준치료법으로 이번 학회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학회에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실명 원인 차이도 발표됐다. 선진국일수록 식생활 변화와 노화로 인한 3대 망막질환인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이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3대 망막질환이 전체 실명 원인의 68%와 66%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은 20% 미만, 캄보디아·베트남 등은 15% 미만이었다.

'라식 실명' 막는 유전자 검사

한편, 각막에 상처가 나면 흰 반점이 생기면서 각막 전체를 덮는 아벨리노 각막증이 새로운 선진국형 실명 질환으로 관심을 끌었다. 아벨리노 각막증은 한국인 87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드물지 않은 유전 질환이다. 원래는 병이 천천히 진행해 노년이 돼서야 시력에 문제가 생기지만, 라식 등 시력교정수술을 받으면 흰 반점이 급격히 퍼져 몇 년 안에 실명할 위험이 크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는 "평균 수명이 짧은 후진국에는 자신이 아벨리노 각막증인 줄 평생 모르고 별 이상 없이 사는 사람도 많지만, 평균 수명이 길고 시력교정술을 많이 받는 선진국에서는 아벨리노 각막증으로 인한 실명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국내 유전자 검사 기업에서 개발한 아벨리노 각막증 유전자 검사법이 소개됐다.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라식 수술 전에 이 검사법으로 유전자 검사를 받은 사람 22만7000명 중 227명에게서 아벨리노 각막증을 찾아냈다. 이들은 유전자 검사 없이 수술받았다면 닥쳤을 실명 위기를 피했다.

이번 학회는 유럽안과학회학술대회와 동시에 부산에서 열렸으며, 65개국의 안과 전문의와 관계자 55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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