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1.12.09 09:43

A양 동영상으로 국내 사회가 떠들썩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관음증적 시선은 끊이질 않고 있다. 단순한 남의 사생활이 아니라, 유명 여자 연예인의 ‘은밀한’ 성생활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엿보려는 대중들에 대해 혹자는 ‘집단 관음증’이라며 사회적 병폐라고 말하고 있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호기심에서 나온 자연스런 본능이라고 주장한다. 그럼 의학적으로 관음증은 어떤 것일까. ‘병일까 아닐까?’

◆다른 일 못할 정도이면 엄연한 정신질환
관음증은 엄연한 정신질환, 병이다. 정신과 진단분류 중 성도착증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하는 우울증과 병적인 우울증이 다르듯, 관음증도 의학적 기준이 정해져 있다. 미국 정신의학회가 두 가지의 충족 기준을 내놓았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우선, 옷을 벗는 과정 등 성적인 노출이나 성행위와 관련해 상대방 모르게 관찰함으로써 강한 성적 흥분을 갖는 것이다. 이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동시에 일상 다른 영역에서 장해가 발생할 때, 병적인 관음증이 된다. 즉, 수개월 이상 성적(性的) 남몰래 보기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른 일을 할 수 없거나, 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성적 남몰래 보기만 좇는 사람이다.

◆인격 형성 과정에 개입, 거의 100% 남성에게만 생겨
다른 형태의 성도착증(페티시즘·새디즘 등)과 마찬가지로 관음증도 아직 밝혀진 원인은 없다. 유전적인 요인에 대해서도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정신분석학적 ‘가설’이 있을 뿐이다. 어렸을 때 양육자(통상 어머니)에게 제대로 된 양육을 받지 못해 위축된 아이는 소심한 성격이 되고, 자신을 드러내기 꺼려하게 된다. 이런 아이가 커서 몰래 여성을 보게 되면, 순간 여성은 무방비 상태로 자신에게 노출된 나약한 존재로 인식되고 동시에 자신은 정복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왜곡된 성 인식은 성폭행 등의 극단적인 혹은 적극적인 방식을 취하진 못한다. 평소에는 말이 없고 수줍음을 많이 탄다. 관음증은 인격 형성 과정에서 개입된 정서이기 때문에 15세 이전에 처음 증상이 나타나고, 이후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특징이 있다. 또 시각적 자극이라는 특성 때문에 거의 100% 남성에게만 생긴다.

◆A양 동영상, 왜곡된 인터넷 문화가 더 문제
관음증은 현대 의학으로는 아직 치료가 어렵다. 성욕 감퇴제 등의 약물을 처방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뛰어나지 않다. 인지행동치료 등도 있지만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이지는 못한다.
A양 동영상에 관한 집단 관음증에 대해서는 정신질환으로서의 관음증과 거리가 멀다는 게 정신과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해외원정성매매를 했다고 해서 이들 모두가 섹스중독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A양 동영상을 보지 못했을 경우 나 혼자만 소외된 것 같은 ‘사이버 왕따’라는 왜곡된 인터넷 문화가 더 문제라는 견해쪽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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