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신이 쿡쿡… 노화 아닌 심각한 병입니다

입력 2011.10.19 09:06

통증이 고질병 되는 이유

다른 원인에서 출발한 만성통증이 자체적인 질병이 되는 과정과 만성통증이 또다른 질병을 초래하는 원인을 강남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윤우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심우석 교수의 설명으로 알아본다.

만성통증은 안면 등 신체 어느 부위에서든 나타날 수 있으며, 발생 부위나 증상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법이 다르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만성통증이 고질병이 되는 과정

우리 몸 전체에는 혈관과 나란히 통증, 온도 등을 느끼는 신경의 센서(감각수용체)가 뻗어 있다. 신체 내·외부에서 자극이 주어지면 이 센서가 자극을 전기신호로 바꾸고, 전기신호는 말초·척수·뇌신경을 거쳐 뇌에 통증 정보를 전달한다. 이런 급성통증은 인체가 자극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거나 자극을 일으키는 문제를 치료하게 해주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통증전달물질 증가: 그러나 급성통증이 반복되면서 3~6개월을 넘어서면 통증 자체가 통증을 전달하는 체계를 망가뜨린다. 신경세포에 통증을 전달해주는 전기신호가 많아져 통증이 심해지고 지속 시간도 길어진다. 이는 전기 에너지가 많이 들어오면 전구의 빛이 더 환해지거나 오랫동안 불이 켜지는 원리와 같다. ▶통증수용단백질 증가: 통증이 계속되면 신경세포 내에서 통증 자극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칼슘이 통증을 받아들이는 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어내게 된다. 그 결과, 통증에 더욱 예민해지거나 자극이 전혀 없는 데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마약수용기 감소: 신경세포의 마약수용기 수도 줄어든다. 마약수용기란 통증을 억제하는 물질과 결합하는 조직으로, 마약수용기가 줄어들면 체내의 엔돌핀 같은 통증억제물질도 제 역할을 못할 뿐만 아니라, 진통제를 써도 신경세포에 제대로 결합하지 못하므로 약효를 내기 힘들다. ▶신경전달물질 감소: 통증이 지속되면 스트레스가 심해져 세로토닌·도파민 등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줄어들어 약을 써도 통증 억제가 잘 되지 않는데, 이것도 만성통증으로 진행하는 이유다.

고혈압·당뇨병·치매 유발하는 이유

만성통증은 그 자체가 스트레스 자극이기 때문에,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몸을 흥분시키는 교감신경도 자극돼 혈압과 맥박 수치도 상승한다. 또 체내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올라가 혈압과 혈당 등이 증가되므로 신체 전체적인 악영향이 쌓여 고혈압, 당뇨병, 치매 등의 위험이 커진다. 통증이 있는 부위는 잘 쓰지 않게 되고 아프지 않은 부위를 과도하게 쓰게 되므로 근골격계도 더 빠르게 약화된다. 심하면 뇌까지 쪼그라든다. 실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은 사람은 제대로 조절되는 사람보다 고혈압 위험이 4배, 빈맥 위험이 2.3배, 스트레스호르몬 수치 상승 위험이 14배, 체내 염증수치(ESR) 증가 위험이 3.3배 높다는 미국 연구가 있다. 만성통증 환자 그룹은 정상 그룹에 비해 뇌의 크기가 5~11% 작아져 있다는 미국 연구도 있다.

만성통증은 정신적 문제도 일으킨다. 대한통증학회가 통증클리닉 환자 1060명을 조사한 결과, 60%가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경험했다. 44%는 우울감, 40%는 집중력·기억력 감소, 37%는 불안감, 35%는 자살충동을 호소했다. 만성통증을 겪으면 우울·분노·좌절·외로움·슬픔 등의 감정이 만성화돼 심하면 자살로 이어지는 것이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