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애완동물 키우면 알레르기 잘 생길까?

"어릴 때 시골에서 키우면 알레르기 질환에 안걸린다"
"집 안에 애완동물을 키우면 아이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린다"

알레르기와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봄 직한 말이다. 과연 정말일까? 맞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은채 흔하게 입에 오르내리는 이런 말들을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소아와 청소년의 알레르기질환 발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의학계에서는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너무 깨끗해서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논리도 나오고 있다. 위생환경이 개선되면서 미생물 감염률이 감소하면서 면역력을 형성하지 못해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생 가설'이라고 한다. 최근 ‘제2회 한림-오울루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소연 교수가 위생 가설과 관련 돼 국내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시골 아이가 도시 아이보다 알레르기 질환 적어
이소연 교수는 대도시(서울)와 소도시(정읍시), 시골(정읍) 세 곳의 9~12세 어린이 1749명을 대상으로 알레르기질환 유병률과 원인에 대해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천식의 유병률은 시골 8.2%, 소도시 12.7%, 대도시 13.2%로 나타났고, ▲알레르기비염 진단률은 시골 13.2%, 소도시 19.4%, 대도시 35.2%, ▲아토피피부염 진단율은 시골 18.3%, 소도시 23.2%, 대도시 28.0% 순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3총사’라고 불리는 천식,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모두 시골보다 도시에서, 소도시보다 대도시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서구에서 농장 아이들의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낮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국내의 시골 환경에서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낮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의미있는 결과다"며 “시골 아이들은 태어나 자라면서 농장 동물이나 동물 배설물 등에 존재하는 다양한 미생물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아 면역력이 잘 형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러나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는 것이 알레르기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이미 알레르기질환이 발생한 아이들이 시골로 이주하는 것이 좋다는 말은 아니다”고 말했다.

■ 나이 많은 형제 있으면 알레르기질환 적어
미생물에 대한 노출 빈도 뿐 아니라 생활형태 차이가 알레르기질환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조사에서는 알레르기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는 다른 인자들과의 연관성을 조사, 분석했다. 그 결과,  ▲나이 많은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모유수유를 한 경우 ▲애완동물을 키우는 경우 등에서 알레르기질환이 덜 발생했다.  반대로 ▲영유아기에 항생제 사용은 알레르기질환 발생을 높였다.
나이 많은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는 큰 아이들에게서 직간접적으로 전파되는 감염이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흔히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첫 아이 때는 돌 이전에는 아픈 줄 몰랐는데 둘째는 감기를 자주 앓는다’고 하는데, 이는 알레르기질환 측면에서 본다면 면역체계에 대해 적절한 자극이 큰 아이를 통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다른 연구에서 보면 아이가 많은 집에서의 미생물의 농도가 더 높은 것을 보여준 바 있어 감염 뿐만 아니라 미생물에 대한 노출도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소연 교수는 “시골환경에 대한 자극 외에도 형제자매가 많은 환경, 모유수유, 영유아기 항생제 사용 감소 등 생활습관을 교정한다면 알레르기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