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풍 막으려 꼭꼭 껴입다 염증 생겨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 촬영협조=강남차병원 산후조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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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8.03 09:08

    여름철 산후조리

    지난달 늦둥이 딸을 출산한 장모(43·서울 노원구)씨는 산후조리가 곤욕이다. "출산 직후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말 때문에, 찜통더위에 에어컨을 틀지 않고 집안에 갇혀 있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여성은 출산 후 찬바람을 쐬면 온몸의 관절이 쑤시는 '산후풍'이 온다고 생각해 여름에 출산을 해도 긴팔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양말까지 신어서 땀을 흘린다. 그러나 이러한 산후조리는 오히려 산모의 건강에 해롭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에어컨 바람 쐬어도 돼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는 "산후조리 기간이 지나고 관절이 쑤시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산후풍 때문이 아니라 관절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후조리 기간이라도 여름철에는 에어컨을 틀고 시원하게 생활해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출산 후에는 임신 기간에 피하조직에 쌓여 있던 수분을 배출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린다. 이런 상태에서 여름 고온도 모자라 더운 방 안에서 온몸을 감싸고 있으면 대사량이 떨어지고 탈진한다. 특히 출산 후에는 질염이나 방광염 등의 염증성 질환이 생기기 쉬운데, 더위를 참고 땀을 계속 흘리면 이런 질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 출산을 하면서 생긴 회음부나 복부의 상처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박문일 교수는 "출산 직후 여성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에어컨과 가습기로 실내 온도 24~27도, 습도 60% 정도를 유지하면 된다"고 말했다.

    샘여성병원 산부인과10과 최예훈 진료과장은 "산모들은 바깥에 나가면 안 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내·외 온도 차이만 잘 관리해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면 바깥에 나가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출산 후에는 골밀도가 감소해 있기 때문에 집 안에서 가만히 있기보다 걷는 운동을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차가운 음식은 출산 후 6주부터

    몸을 시원하게 해도 무방하다고 해서 차가운 음식을 먹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차움 산부인과 강진희 교수는 "임신을 하면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량이 많아져 잇몸이 예민해지고, 출산 후에는 뼈가 느슨해지고 위장과 치아의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찬 음식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르몬 분비량이나 뼈와 위장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출산 후 6주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그 전에는 덥더라도 아이스크림이나 얼음과 같은 차가운 음식은 삼가야 한다. 강진희 교수는 "시원한 음식이 꼭 먹고 싶으면, 수박 같은 과일을 냉장고에서 꺼내 놓고 찬 기운이 어느 정도 없어졌을 때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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