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방광 65% 재발… 약 멋대로 끊기 때문

입력 2011.07.13 09:07

못 참을 만큼 소변 급해도 막상 화장실 가면 '찔끔'…
약 끊었다가 재발하면 투약량 훨씬 늘려야 할 수도

최모(54·서울 성동구)씨는 수시로 급하게 화장실에 달려가야 하고, 밤에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봐야 하는 증상으로 비뇨기과에서 과민성 방광 진단을 받았다. 그는 1개월간 약물 처방을 받았지만, 3주일 복용한 뒤 증상이 사라져 임의로 약을 끊었다. 하지만 1주일 뒤 예전 증상이 나타나 다시 약을 먹었지만 전처럼 나아지질 않았다. 결국 병원을 찾은 최씨는 약물 용량을 2배 늘린 처방을 다시 받았다.

항콜린제→전기자극술·보톡스 순서로 치료

과민성 방광 환자의 80%는 방광 운동요법(케겔요법)과 함께 방광 신경물질을 차단하는 항콜린제를 하루 한 번 복용하면 좋아진다. 그러나 전체 환자의 65%는 재발해서 다시 치료를 받는다.(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조사) 환자가 임의로 약을 끊어서 재발하기도 하고, 의사가 치료됐다고 판단해 중단시켜도 한 달 안에 30%는 재발한다.

과민성 방광은 상당수 환자가 약효를 빨리 보지만 완치 판정을 받은 뒤에도 흔하게 재발하는 질병이다. 따라서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환자가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안 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규성 교수는 "항콜린제가 잘 듣는 사람은 사흘만 먹어도 증상이 좋아져서 환자가 임의로 약을 끊는 경우가 많은데, 재발률을 낮추려면 3~6개월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물을 중단한 일부 환자는 이전 용량으로 듣지 않아 증량 처방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항콜린제의 부작용 중 하나인 구갈(입과 목이 말라 갈증이 생기는 상태)이나 변비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6개월 정도 항콜린제를 썼는데도 효과가 없으면 등쪽에 전극을 심어 방광의 기능을 관장하는 척수신경을 조절하거나(전기자극술), 방광 조직에 보톡스를 주사해 방광의 감각을 무디게 한다.

화장실 자주 가도 절박뇨 없으면 과민성 방광 아냐

일반인은 단순히 무더위에 물을 많이 먹어서 소변이 자주 마려운지, 과민성 방광인지 헷갈리기 쉽다. 과민성 방광의 3대 증상(절박뇨·야간뇨·빈뇨) 중 '절박뇨'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주명수 교수는 "보통 방광에 소변이 150㏄가 차면 마려운 느낌이 들고, 200~300㏄가 되면 반드시 화장실을 가야 하는 상황이 오지만, 과민성 방광인 사람은 50~100㏄만 차도 참지 못한다"고 말했다.

소변이 급해서 화장실에 뛰어가도 찔끔 보고 말면 절박뇨이다. 하루 한 번 이상 절박뇨 증상이 나타나면 과민성 방광으로 봐야 한다. 야간뇨나 빈뇨가 있어도 절박뇨가 없으면 과민성 방광은 아니다. 비뇨기과에서 진찰받고 3일간 배뇨일지를 쓰면서 자신의 소변량을 기록하는 등의 방광기능 검사를 받아서 확진한다. 이규성 교수는 "절박뇨 없이 단순히 화장실을 자주 가는 사람들은 '다뇨(多尿)'에 해당하기 때문에 우선 물을 덜 마시도록 하고 경과를 지켜본다"고 말했다.

과민성방광 절반은 전립선비대증 동반

40대 이상 남성 과민성 방광 환자의 30~50%는 전립선비대증을 함께 가지고 있다. 신경은 소변을 보라고 지나치게 자주 명령하지만,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를 막아 실제로는 소변이 나오지 않는 이중고(二重苦)를 겪는 것이다. 주명수 교수는 "전립선비대증 치료 약물과 과민성 방광 약물은 동시 처방이 가능해 동시에 치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립선비대증이 심해 요도가 막힌 경우(요도 폐색)에는 비대증을 먼저 치료한다. 이규성 교수는 "요도 폐색으로 잔뇨량이 많아지면 방광 역류가 일어나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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